“LG가 두산 대항마? 2년은 더 독하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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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탄탄하게 구축한 양상문 감독
허프-소사-차우찬-류제국 선발진… 벌써 ‘어메이징 4’ 수식어 등장
“무엇보다 팀 분위기 달라져 흐뭇”

 토미 라소다 전 LA 다저스 감독은 말했다. “일 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가 끝나는 날이다”라고. 반대로 일 년 중 가장 설레는 날은 언제쯤일까. 아마도 야구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일지도 모른다. 미국 애리조나로 캠프를 떠나기 하루 전인 31일에 만난 양상문 LG 감독(사진)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LG는 지난해 팀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 체질을 바꾸면서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했다.

 지난 오프 시즌에는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중 한 명인 선발 투수 차우찬을 데려오면서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더욱 높였다. 차우찬의 합류로 LG는 올해 허프-소사-차우찬-류제국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벌써부터 ‘어메이징 4’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양 감독은 “(차)우찬이는 건강한 투수다. 삼성에서 선발과 중간을 오가면서도 좋은 성적을 올렸다. 투수 친화적인 홈구장 잠실에서는 더 좋아질 것이다. 또 선발로만 나서면 김광현(SK), 양현종(KIA)을 넘어서는 왼손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이 더욱 기대하는 것은 달라진 팀 분위기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암흑기(2003∼2012년) 시절 LG는 ‘모래알 야구’, ‘도련님 야구’라는 혹평을 들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요즘 LG엔 활력이 넘친다. 양 감독은 며칠 전 한 선수가 보냈다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여줬다. 거기에는 “감독님, 올해는 간절하고 독한 마음으로 야구만 생각하겠습니다. 죽어라 야구만 하겠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그는 “한 해 잘했다고 자만하는 순간 내리막길을 타기 십상이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모처럼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해졌다”고 흐뭇해했다. LG에선 지난해 채은성, 이천웅, 안익훈, 양석환, 이형종 등 젊은 야수들이 대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투수 쪽에서는 임정우가 국가대표 마무리로 성장했고, 김지용도 수준급 중간 계투로 성장했다.

 일부에서는 LG를 3연패에 도전하는 두산의 대항마로 꼽는다. 양 감독은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두산은 선수 구성이 정말 좋은 팀입니다. ‘허슬두’라는 모토처럼 최선을 다하는 팀 분위기도 있습니다. 1, 2년 안에 두산을 넘기는 쉽지 않아요.”

 그러면 LG는 언제쯤 우승을 바라볼 수 있을까. 양 감독은 “투수진이 자리를 잡고, 젊은 야수들이 지금처럼 계속 성장해 줘야 한다. 해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힘과 경험을 쌓아야 한다. 2019년부터 본격적인 ‘대권 도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양상문#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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