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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핵심가치 위태”… 美 트럼프 취임 열흘만에 정치內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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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핵심가치 위태”… 美 트럼프 취임 열흘만에 정치內戰

이승헌 특파원 , 한기재 기자 입력 2017-02-01 03:00수정 2017-02-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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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反이민 정책 후폭풍]
전직 대통령의 현직 비난 이례적… 외교관 100명 ‘反트럼프’ 연판장
트럼프 “행정명령 미리 알렸다면 나쁜 녀석들 몰려왔을 것” 반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열흘 만에 미국이 사실상 내전(內戰) 상황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각종 ‘미국 우선주의’ 어젠다를 밀어붙이더니 결국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계기로 갈등이 폭발했다. 일반 시민의 반발을 넘어 신구(新舊) 권력 간, 트럼프 대(對) 기성 워싱턴 제도권 간 전면전은 미국 내부는 물론이고 국제 정세와 경제 질서에도 파장을 미치는 만큼 국제사회는 숨죽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케빈 루이스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규제 행정명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직 대통령이 퇴임 직후 현직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은 미 현대사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트위터 반박문을 통해 임기 초 성패가 걸린 이번 행정명령 관련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임명된 샐리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이 이민 규제 행정명령에 반기를 들었다가 이날 해임된 데 이어 소신 있는 미국 공무원들의 직을 건 ‘반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무부 소속 외교관들은 이번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연판장을 돌리고 있으며 지금까지 외교관 100명 이상이 이 문서에 서명했다. 외교관들은 연판장에서 “이번 행정명령은 우리가 수호하기로 맹세한 미국의 핵심 가치와 헌법 가치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일본계 미국인을 억류했던 최악의 시절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외교관들은 균형을 잃었다. 따르든지, (싫다면) 나가든지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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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은 같은 날 대니얼 랙스데일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대행을 해임하고 토머스 호먼 ICE 구금추방부문 부국장을 새 국장대행으로 지명했다. 정확한 교체 이유는 드러나지 않았다.

 이민 규제 행정명령 무효화를 위한 입법 투쟁을 선언한 민주당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준을 미루거나 트럼프가 31일 지명할 연방대법관 후보자 인준을 거부하는 실력 행사에 나설 방침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보수 성향의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지난해 2월 사망한 뒤 중도진보 성향의 메릭 갈런드 워싱턴 연방항소법원장을 지명했으나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탄생하면 현재 보수와 진보가 4 대 4인 연방대법원의 이념 지형은 보수로 기울게 된다. 대법원이 향후 이념 전쟁에서 트럼프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는 윌리엄 프라이어 앨라배마 주 연방항소법원 판사(55) 등이 꼽히고 있다.

 워싱턴이 삽시간에 트럼프 대 반트럼프 세력 간 치킨게임 전장으로 변하면서 향후 더 큰 충돌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멕시코 국경지대 장벽 설치를 위한 예산안, 국방비 증액을 위한 시퀘스터(예산 자동 삭감) 폐지 법안 등이 대표적 뇌관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하고 있지만 이번 조치처럼 공화당 내 반대 세력이 속출하는 정책을 트럼프가 계속 추진한다면 당이 법안 투쟁 과정에서 트럼프를 보호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나온 보수성향 여론조사기관인 라스무센 리포츠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 유권자의 57%가 반이민 행정명령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33%, 찬반을 결정하지 않았다는 답변은 10%였다. ‘샤이 트럼프(숨어 있는 트럼프 지지자들·Shy Trump)’ 성향의 미국인이 적잖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한기재 기자
#트럼프#반이민정책#오바마#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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