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래선 데뷔전 우승…경륜 새내기 무섭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일 05시 45분


경륜 22기 최래선
경륜 22기 최래선
22기 강준영·김희준 등도 강렬한 첫인상

22기 새내기들이 2017년 초반 경륜의 최대화두로 떠올랐다.

시작부터 순조로웠다. 6일 광명 1회차 선발 2경주에 동기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전에 나선 이기주(졸업 순위 10위)가 자력 선행으로 3위에 입상했다. 뒤이어 3경주 김민준, 4경주 윤현구가 대망의 첫 승과 준우승을 따내며 선발 출전선수 전원이 입상에 성공했다.

중하위권 동기들의 선전이 이어지자 선배들의 대우가 달라졌다. 원하는 위치 선정이 기존선수들의 양보로 어렵지 않게 이뤄졌다. 우수급을 배정받은 22기 간판 강준영, 김희준이 덕을 봤다. ‘자리가 승패의 반’이라는 경륜에서 사전정보도 없이 상대에게 좋은 자리를 내준다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차석졸업으로 주목을 받았던 김희준은 결국 호쾌한 한바퀴 승부를 바탕으로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졸업순위 3위의 강준영은 특선 강급자 유경원에게 추입을 허용했지만 2위로 안착하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승률 40%, 연대율 80%, 삼복률은 100%로 역대 어느 기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데뷔전 성적표였다.

2회차엔 22기 수석 졸업생이자 10여 년간 아마 사이클을 호령했던 최래선이 출전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대물’이란 수식어에 걸맞게 폭발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3일 한바퀴 선행 1위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14일 특선 강급자로 추입이 특기인 박건비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했다. ‘잡을테면 잡아봐라’식의 정직하고 무모한 레이스의 결과였다. 하지만 15일 결승에서 다시 만난 최래선은 보기 좋게 설욕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날은 아마시절부터 최래선의 전매특허로 알려진 반바퀴 이단 젖히기가 화려하게 벨로드롬을 수놓았다. ‘역시 대물’이란 팬들의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겉으로 드러난 22기들의 성적보다 더 고무적인 것인 내용이다. 이들이 들고나온 선행은 훈련원 시절 대부분이 구사하지 않았던 작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전에서 통할 수 있었던 건 이들의 기량이 그만큼 뛰어났기 때문이다. 선발 우수급의 평균시속을 크게 상회할 정도로 스피드가 뛰어났다. 날씨가 풀리고 경륜에 적응력을 어느 정도 마친다면 200m의 경우 많게는 0.3∼0.4초까지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졸업 순위 5위 조영환은 창원 1회차 금, 토요일 모두 7위를 기록했다. 일요일에는 2위를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조영환은 아마추어 시절과 훈련원에서도 선행이 전무했던 스타일이다. 만약 자신에게 맞지 않은 선행을 피했더라면 레이스의 결과도 달라졌을 것이다.

경륜 전문가들은 “아직 정해민, 이성민이 데뷔전을 치르지 않았지만 현재의 활약으로 보자면 100점 만점에 100점이다. 적응기간만 지난다면 하반기 대부분이 승급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22기 간판 최래선은 운영능력이 남다른데다 오랜 국가대표 생활로 인맥 또한 풍부하다. 최근 독주체제에 들어간 정종진과의 맞대결은 경륜 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카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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