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택배에 세탁까지…편의점 전성시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일 05시 45분


편의점 전성시대를 맞아 편의점의 진화가 이어지고 있다. 고객이 세븐일레븐 서울 용산구 산천점에 설치된 무인 세탁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제공 l 세븐일레븐
편의점 전성시대를 맞아 편의점의 진화가 이어지고 있다. 고객이 세븐일레븐 서울 용산구 산천점에 설치된 무인 세탁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제공 l 세븐일레븐
유명 음식점과 제휴 등 다양한 PB 상품 개발
편의점 배경 웹드라마 제작으로 젊은층 어필


바야흐로 편의점 전성시대다.

거리 하나에 3∼4개의 점포가 들어서면서 전국의 3만개 점포 시대를 열더니,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1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업태 부진 속에서 유일하게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게 눈에 띈다. 이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포장 상품의 확대, 경기 불황 및 저성장 고착화에 따른 ‘가성비’ 트렌드 정착에서 파생된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성장세가 최소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편의점은 진화 중

전성시대는 꾸준한 진화와 맥을 함께한다. 우선 편의점 성장 비결 1순위인 PB(자체브랜드)상품 협업이 눈에 띈다. 전국 5대 짬뽕집으로 유명한 강릉교동반점과 제휴를 맺은 세븐일레븐 ‘교동반점짬뽕밥 삼각김밥’이 대표적. 매콤한 짬뽕소스로 버무린 비빔밥에 돼지고기·오징어·양배추 등을 고추기름에 볶아 토핑해 교동반점 특유의 맛있고 매운 맛을 더했다.

CU는 매일유업과 맞손을 잡고 요거트가 담긴 도시락 ‘허니&숯불치킨이닭’을 내놓았다. 매일유업 ‘매일 바이오 플레인 요거트’와 도시락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은 제품.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동반구매가 높은 인기 디저트를 함께 담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처럼 다양한 업태 간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있는 이유는 가성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존에 없던 새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PB상품을 통해, 타사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며 “편의점 PB 상품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소비성향이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발 빠르게 출시해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PB상품뿐 아니라 업태 자체에서도 진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최근 서울 용산구 산천점에 세탁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는 게 대표적 사례다. 와이셔츠·블라우스 등 간단한 세탁물부터 집에서 세탁하기 힘든 점퍼·코트·신발까지 총 7개 카테고리, 80개 세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우리 세븐일레븐 비식품팀 담당MD는 “1∼2인 및 맞벌이 가구 비중이 증가하고 가사노동시간이 감소하는 추세에 맞춰 편의점 매장 안에 세탁 편의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했다.

● 문화 전반으로도 침투 중

편의점 전성시대는 문화 전반으로도 퍼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지난해 드라마 ‘혼술남녀’, ‘또 오해영’ 등이 편의점을 배경으로 활용했고, 심지어 GS25는 ‘25 사랑병동’ 등 자체적으로 편의점 배경 웹드라마를 시즌제로 제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주요 고객인 모바일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웹드라마 형식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실험적인 시도”라며 “젊은층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고객과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주요 등장인물들이 최저임금 수준을 받으면서 고객의 갑질 횡포를 견디는 20대 젊은 알바생이거나 혼술·혼밥을 즐기는 소시민의 모습으로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인물들이 도시 생활자의 피로를 두드러지게 묘사하기에 용이하고, 관련 상품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돼 간접광고(PPL)가 수월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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