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기 ‘뱅크론 펀드’ 주목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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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사들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수익을 낼 수 있는 ‘뱅크론 펀드’를 채권형 펀드의 대안으로 추천하고 있다. 뱅크론은 
변동금리가 적용돼 기준금리가 오르면 이자도 함께 상승하는 채권이다. 전문가들은 예금이나 채권형 펀드의 일부 자금을 분산 투자하는 게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각 사 제공
국내 금융사들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수익을 낼 수 있는 ‘뱅크론 펀드’를 채권형 펀드의 대안으로 추천하고 있다. 뱅크론은 변동금리가 적용돼 기준금리가 오르면 이자도 함께 상승하는 채권이다. 전문가들은 예금이나 채권형 펀드의 일부 자금을 분산 투자하는 게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각 사 제공
40대 주부 김모 씨는 3000만 원의 목돈을 넣어둔 해외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자 불안감이 커졌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채권수익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김 씨가 거래하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금리가 오를 때 유리한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 있다”며 뱅크론 펀드로 갈아탈 것을 제안했다. 김 씨는 “추천도 많고 지난해 수익률도 좋았다고 해서 뱅크론 펀드에 덜컥 가입을 하긴 했는데, 잘 모르는 상품이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요즘 증권사들의 추천상품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재테크 상품이 뱅크론 펀드다. 뱅크론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 BBB― 미만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사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며, 기업은 다른 부채보다 이를 우선 상환해야 한다. 3개월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기준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금리가 주기적으로 변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 상품이 최근 주목받는 건 미국이 올해 최소 2차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리보도 오르게 되고, 뱅크론을 보유해 얻는 수익도 증가하게 된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는 채권형 펀드와 다른 점이다. 박정아 키움투자자산운용 리테일팀 대리는 “뱅크론 펀드는 수익률이 떨어지는 채권형 펀드의 대체 상품으로 기획됐다”고 소개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뱅크론 펀드는 5종이다. 2, 3년 전부터 뱅크론 펀드를 팔아온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주로 이 펀드를 판매한다. 16일에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이 미국 증시의 뱅크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키움 글로벌 금리와 물가연동 펀드’를 내놓으며 뱅크론 펀드 판매에 가세했다. 키움자산의 상품을 제외한 나머지 뱅크론 펀드에 최근 1년간 6821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 상품들은 최근 1년간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프랭클린 미국금리연동 특별자산펀드(대출채권)’ A 클래스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4.08%, ‘이스트스프링 미국뱅크론 특별자산펀드(대출채권)’ A 클래스는 7.22%다. 같은 기간 국내채권형 펀드(1.36%), 해외채권형 펀드(6.34%)보다 높은 수익을 냈다.

 뱅크론 펀드가 채권형 펀드 투자자의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지난해처럼 5%가 넘는 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강희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장은 “지난해 수익률은 일시적인 현상이었으며, 뱅크론 펀드의 기대 수익률은 연 3∼4% 수준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시중에 판매 중인 뱅크론 펀드가 적어 투자자 선택의 폭이 작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뱅크론 펀드를 공모형으로 내놓기에는 국내 시장이 작다”며 관련 상품 개발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뱅크론 펀드에 자산을 집중시키기보다 예금과 채권형 펀드 자금 일부를 분산 투자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오온수 KB증권 WM리서치부 멀티에셋 전략팀장은 “물가와 함께 금리가 오르는 물가연동채권, 일부 하이일드 채권처럼 고금리를 기대할 상품도 대안으로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뱅크론#금리#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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