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삶을 달래는 영혼의 양식 출판 불황에도 신간은 멈춤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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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빛낼 기대작가 기대작들

 국내 2위 출판 도매상인 송인서적이 쓰러진 데다 대선까지 맞물려 2017년은 출판계에 만만치 않은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신간 발간은 멈추지 않는다.

 ‘사피엔스’로 유명한 유발 하라리 교수는 후속 작 ‘호모 데우스’(김영사)를 3월경 선보인다. 인류의 미래를 다룬 이 책은 여러 분야의 학문을 종횡무진하며 도발적인 시각을 제시했던 저자의 특기가 유감없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뿌리 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등을 쓴 이정명 씨는 ‘선한 이웃’(가제·은행나무)을 5월경 내놓는다. 민주화운동 열기가 뜨겁던 1980년대, 자신도 모르게 국가 권력에 이용당하는 극작가와 그를 감시하는 동시에 동경하는 정보원의 숙명적 관계를 그렸다.

 황석영 씨가 방북과 망명, 수감 등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온몸으로 겪었던 삶을 담은 자전 에세이 ‘수인’(문학동네)도 4월경 독자를 만난다. 김주영 씨는 순진무구한 소년이 지혜로운 노인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뜻밖의 생’(문학동네)을 4월쯤 출간할 계획이다. ‘한국이 싫어서’ ‘우리의 소원은 전쟁’ 등 시대 상황을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장강명 씨는 SF소설 ‘아스타틴’(가제·은행나무)을 6월경 내놓는다. 김애란 씨는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침묵의 미래’ 등 발표 당시부터 주목받은 단편을 모은 소설집을 상반기에 출간한다. 정호승 씨는 특유의 맑은 정서를 담은 신작 시집을 다음 달 선보일 예정이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한강 씨는 올해 새 작품을 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잠’(가제·열린책들)은 6월경 나온다. 잠에 대한 신비스러운 실험을 하던 중 사람들이 죽거나 실종되며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지음·열린책들)의 속편도 4, 5월경 만날 수 있다.

 영국 작가 이언 매큐언이 배 속 태아를 화자로 등장시켜 ‘햄릿’을 재해석한 ‘넛셀’(문학동네)도 상반기에 출간된다. 지난해 영국에서 출간되자마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출판사들은 대선 날짜가 확정되면 신간 출간 시기를 일부 조정할 방침이다. 안성열 열린책들 주간은 “대선, 월드컵 등 큰 이벤트가 있을 때는 책 판매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신간 출간 날짜를 대선 이후로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흐트러진 삶을 추스르고 혼란에 빠진 사회를 보듬을 수 있는 책의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유발 하라리#호모 데우스#이정명#선한 이웃#황석영#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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