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신춘문예 2017]문학평론 ‘경계에 대한 감수성… 이장욱 소설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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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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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소감]백지 앞에 두고 고통받는 삶을 생각한다

김녕 씨
 모든 사람은 각자의 인생을 가지고 있다. 74억 명이 살아가는 이 세계에는 74억 가지의 인생이 있을 것이다. 늦은 밤 귀가하는 버스에 앉아 그 무수한 삶에 대해 상상한다. 글을 쓰겠다고 어설피 덤벼대는 나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매번 백지를 앞에 두고 고통 받는 삶은 어떤 의미인지, 무수한 말들 가운데 한낱 하나일 뿐인 내 글을 쓰고 지우고 매만지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한다.

 그리고 매번, 조금 우울하고 외로워진다. 그러나 때때로, 읽고 쓰는 가운데서 예기치 않게 위안을 받는다.

 사랑하는 부모님, 동생들, 다섯 해 동안 지도해주신 모교의 선생님들 감사드립니다. 글 앞에 나태하거나 비겁하지 않겠습니다. 선영 선배, 지혜, 근범 형, 성주, 재림, 현민, 고마워. 앞으로도 소설 많이 읽고 쓰자. 은정 선배, 앞으로도 잘 따라 읽고 쓰겠습니다. 제게 기회와 책임을 지워주신 심사위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1989년 서울 출생 △명지대 문예창작과 졸업 △동 대학원 석사과정 졸업 예정
 
▼ 안과 밖의 상호 의존, 그 흥미로운 소재 ▼

[심사평]문학평론
 
김영찬 씨(왼쪽)와 신수정 씨.
김영찬 씨(왼쪽)와 신수정 씨.
 지금 이곳에서 비평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왜 비평을 써야 하는가? 비평의 시작과 끝은 이 물음과의 싸움이다. 이런 물음을 절박하게 끌어안은 응모작은 찾기 어려웠다. ‘영혼의 서정, 건너가는 육체와 끌려오는 몸-김이듬과 신용목의 시를 중심으로’는 ‘육체’라는 키워드로 김이듬과 신용목의 시를 묶어 다루었다. 그러나 서로 먼 거리에 있는 두 시인의 시세계를 한데 엮기에 ‘육체’라는 키워드는 헐거웠고 논리는 평이했다.

 ‘경계에 대한 감수성, ‘지금-여기’와 ‘바깥’의 관계론-이장욱 소설 읽기’는 안과 바깥의 상호 의존이라는 흥미로운 문제 설정을 경유해 이장욱 소설의 의미에 접근하는 논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다른 응모작이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이 글이 훌쩍 자유롭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서구이론을 나름의 방식으로 소화해 텍스트의 결을 잘 드러내면서도 넘치지 않는 균형감각을 보여준 필자의 장점을 믿어 보기로 했다. 비평이라는 속수무책의 험로에 들어선 것을 위로하며, 당선을 축하한다.
 
김영찬·신수정 문학평론가
#동아일보 신춘문예 2017#문학평론#김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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