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권순활]스마트 바다 목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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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식당에서 먹는 생태나 생맥줏집 술안주인 노가리(명태 새끼)는 대부분 러시아 해역 등 외국산(産) 명태다. 한때 동해를 중심으로 연간 26만 t이나 잡혔던 명태는 남획과 기후 변화로 국산이 사실상 씨가 말랐다. 그러나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달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養殖)에 성공하면서 2018년에는 ‘돌아온 국산 명태’를 맛볼 수 있게 됐다. 완전양식 기술은 인공적으로 수정란을 생산, 부화시켜 키운 어린 명태를 어미로 키워 다시 수정란을 생산하는 첨단 기술이다.

 ▷양식에 관한 가장 오랜 기록은 기원전 1800년경 이집트의 메리스 왕이 연못을 만들고 22종의 어류를 넣어 길렀다는 내용이다. 19세기 프랑스와 미국에서는 바다 양식이 활발해졌다. 한반도는 조선 시대에 김과 굴 양식을 했고, 1929년 경남 진해에 만들어진 양어장이 어류 양식의 원조(元祖)다. 바다 양식장인 ‘SEA FARM’은 바다 목장으로도 불린다.

 ▷전통적 1차 산업이었던 양식업은 최근 빠른 속도로 진화했다. 한국은 3면이 바다인 데다 세계적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과 생물공학기술(BT),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갖춰 ‘스마트 바다 양식업’의 잠재력이 큰 나라다. 참다랑어 뱀장어 명태 연어 양식에 잇따라 성공한 것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민관(民官)이 협력해 스마트 양식 기술개발 같은 첨단화를 이루고 자본력이 든든한 대기업의 양식업 진출을 유도하면 미래형 첨단산업으로 클 여지가 많다.

 ▷어제까지 이틀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SEA FARM SHOW’는 양식업의 현재와 미래를 소개하는 국내 최초의 박람회였다. 동아일보·채널A와 해양수산부가 개최한 행사에는 1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미래 식량 문제의 해법인 양식산업을 첨단 테크놀로지와 융합해 수출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양식업이 성장해 ‘제2의 인생’에 뛰어든 중장년층과 사회에 발을 디디는 젊은이들이 도시 직장인 못지않은 소득을 올리는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면 좋겠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노가리#명태#sea farm#양식업#sea farm s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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