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우리의 심장박동이 연주하는 하모니

  • 동아경제
  • 입력 2016년 11월 7일 0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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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왕성히 활동중인 미디어아티스트 리사박의 ‘하트모닉(Heartmonic)’ 퍼포먼스 아트.
뉴욕에서 왕성히 활동중인 미디어아티스트 리사박의 ‘하트모닉(Heartmonic)’ 퍼포먼스 아트.
미디어아티스트 리사박의 퍼포먼스 아트 ‘하트모닉’ 호평

“만약 나의 심박수가 다른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 음악으로 만들어진다면?”

뉴욕에서 왕성히 활동중인 미디어아티스트 리사박은 지난 여름 뉴뮤지엄(New Museum)의 뉴잉크(NEW INC) 그룹전시 오프닝에서 보여줬던 ‘하트모닉(Heartmonic)’ 퍼포먼스 아트를 통해 이러한 상상을 구체화했다. 하트모닉은 ‘heart’와 ‘harmonic’의 합성어로 ‘심장 소리로 하모니를 이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터랙티브 퍼포먼스 하트모닉은 사람들의 심박수가 오케스트라처럼 앙상블을 이루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인간의 감정을 나타내는데 심장박동수만큼 솔직한 것은 없다는 전제 하에 리사박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일지라도 예술이라는 장르를 통해 교감하고 정서적인 유대감을 연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트모닉은 사람의 몸을 플랫폼으로 활용, 총 8명의 참가자들 심박수 데이터가 지정된 악기의 소리를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첼로, 피아노, 바이올린, 마림바, 타악기, 플룻, 클라리넷, 바순을 맡은 각각의 참가자들은 심박수 측정기를 몸에 장착한 채 리허설과 사전 준비 없이 즉흥적인 퍼포먼스를 연출해 낸다. 그들의 실시간 심박수는 아이패드를 통해 관객에게 보여진다.

리사박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참가자들이 다양한 감정을 유발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액티비티를 유도한다. 가령 눈마주치기, 손잡기, 껴안기, 춤추기, 간지럽히기 등이다. 이에 따라 참가자들의 심박수 높낮이가 실시간으로 악기의 템포를 컨트롤 하게 되며 심박수가 느려지면 음악 템포도 천천히, 심박수가 빨라지면 음악 템포 역시 다이나믹하게 바뀐다. 8명의 심박수 데이터가 각각의 악기 소리를 조절하고 그 각각의 악기들이 전체의 멜로디를 조화롭게 연주해 가는 것.

미디어아티스트 리사박은 앞서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센서를 사용해 인간의 감정상태나 몸의 변화를 시청각화시키는 작업으로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EEG(뇌파전위기술)을 이용한 작품 ‘유노이아(Eunoia)’로 평단과 관객의 감탄을 자아내며 ‘인간 감정’을 매개로 한 아트와 테크놀러지의 인터렉티브 아트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특히 테크놀로지에 지배당하고 의존하는 현 시대에 보이지 않는 인간 내면의 감정을 행위예술로 구현하는 그의 시선에서는 따뜻한 휴머니티를 엿볼 수 있다. 리사박은 11월 중에 스미소니언(Smithsonian Asian Pacific American Center)이 준비하는 뉴욕 전시에서 하트모닉의 연장선인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동아닷컴 변주영 기자 realist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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