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넌, 英여왕에게 보낸 편지 “대영제국 훈장 반납,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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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31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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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영국 비틀스 박물관
사진출처=영국 비틀스 박물관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즈’의 리드 보컬인 존 레넌(1940~1980년)이 대영제국훈장(MBE)을 반납하고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게 보내려고 작성한 편지의 초안이 발견됐다.

28일(현지시각)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익명의 한 남성은 다락에 있던 오래된 앨범 커버에서 이 편지를 발견해 26일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비틀스 박물관 ‘비틀스 스토리’ 전시회 ‘특별 수집품의 날’ 행사에서 공개했다.

이 남성은 20년 전 중고품 음반 시장에서 10파운드(약 1만 3800원)를 주고 레코드를 샀다가 이 편지를 손에 넣었다. 이 자필 편지에는 1965년 10월에 받은 대영제국 훈장을 반납하려는 이유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다. 비틀스는 음악 역사상 최고로 성공한 밴드로 그 업적을 인정 받아 대중가수로는 처음으로는 이 훈장을 받았다.

편지 내용에는 “여왕 폐하, 저는 훈장을 반납하려고 합니다. 나이지리아-비아프라 내전과 베트남 전쟁에 영국이 개입했다는 점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훈장을 반납합니다”라고 사유를 밝혔다. 레넌은 편지를 쓴 지 4년 뒤에 1969년 11월 결국 훈장을 반납했다.

레넌은 편지 끝에 ‘사랑을 담아, 존 레넌의 포대(John Lennon of Bag)라고 쓰고 자필로 서명을 했다. 레넌은 당시 오노 요코와 고정관념과 편견을 없애는 평화운동인 배기즘(Bagism) 운동을 펼쳤다. 포대 자루(bag)를 드나들면서 상대방의 얘기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평화롭게 소통하자는 전위예술이다.

편지 초안을 감정한 대럴 줄리엔 음악 수집 전문가는 “자필 서명 부분이 번진 잉크로 얼룩졌기 때문에 이 편지를 여왕에게 그대로 보내진 않았을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깨끗하게 다듬은 편지를 여왕에게 보냈으리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 편지 초안의 감정가는 6만 파운드(약 8247만 원)에 달한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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