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vs ‘투수’ 출신 감독 맞대결…포지션, 승부에 영향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1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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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감독의 현역 시절 포지션이 단기전 승부에 영향을 줄까.

포수에게는 팀 전체를 아우르는 '안방마님'의 이미지가 있는 반면 투수에게는 마운드 위에서 혼자 팀을 떠받치는 '외로운 승부사'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실제 성격도 그렇다. 포수 중에는 서글서글한 성격이 많고, 투수 중에는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이 많다. 이들이 감독이 돼 '가을야구'에서 맞대결을 벌였을 때 성적은 어땠을까.

올해 플레이오프가 바로 포수와 투수 출신 감독의 맞대결이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NC 김경문 감독(58)은 포수 출신, 와일드카드부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LG 양상문 감독(55)은 투수 출신이다. 현역 시절 투수와 포수였던 감독이 플레이오프에서 지략 대결을 벌이는 건 이번이 여섯 번째다. 이전까지 다섯 차례 맞대결에서 포수 출신 감독이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것은 세 번이었다. 하지만 전체 포스트시즌 결과를 놓고 보면 반대다. 투수와 포수 출신의 감독이 맞대결을 벌인 건 모두 열네 번 있었다. 이때는 8승 6패로 투수 출신 감독이 우위다.

한국시리즈에서 투·포수 출신 감독이 맞대결을 벌인 건 모두 네 번이었다. 이중 2009년 한국시리즈 때 포수 출신 조범현 감독(56·KIA)이 투수 출신 김성근(74·SK) 감독을 물리친 걸 제외하면 나머지 세 번은 모두 투수 출신 감독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승 2패로 포수 출신 감독이 우위다.

상대 팀 감독이 어떤 포지션 출신인지 따지지 않았을 때 투수 출신 감독은 가을야구에서 30승 29패, 포수 출신은 19승 18패를 기록했다. 내야수 출신도 43승 42패로 별 차이가 없었다. 외야수 출신은 1승 4패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한번이라도 팀을 지휘한 적 있는 감독 35명 중에서 외야수 출신이 3명(8.6%)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1988년 삼성 박영길(75), 1993년 OB 윤동균(67), 1997년 삼성 조창수(67·감독대행)가 외야수 출신 감독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내야수 출신 감독이 강했다.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 팀 중에서 내야수 출신이 이끈 팀은 3분의 2(33회 중 22회)를 차지한다. 한국시리즈 승률도 22승 11패(0.667)로 내야수 출신 감독이 제일 높다. 프로야구에서 '왕조'를 이뤘다고 평가받는 해태 김응용(76·10회 우승), 현대 김재박(62·4회 우승), 삼성 류중일(53·4회 우승) 감독은 모두 내야수 출신이다.

창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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