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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명품까지… 불황에 뜬 리퍼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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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명품까지… 불황에 뜬 리퍼상품

김성모 기자 입력 2016-10-17 03:00수정 2016-10-1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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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카메라 등 전자제품만 거래… 옷-가방 판매 2~4배로 늘어나
업계, 고객 호응에 상설기획전 추진
 직장인 최진혁 씨(29)는 두 달 전부터 틈날 때마다 인터넷 쇼핑몰을 드나들었다. 두툼한 겨울옷을 장만하기 위해서였다. 그가 집중 공략한 곳은 인터넷 쇼핑몰의 중고 거래 카테고리. 결국 최 씨는 최근 중고 검은색 코트를 8만 원에 사는 데 성공했다. 백화점에서 같은 브랜드의 비슷한 신상품이 25만 원에 파는 물건이었다.

 그는 “잘만 찾으면 새 제품과 다름없는 중고 제품들이 인터넷 쇼핑몰에 많다”면서 “발품 팔 듯 열심히 클릭하면 싸고 좋은 제품을 살 수 있어 만족감이 크다”라고 말했다.

 신세계의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은 17∼23일 50여 종의 리퍼 제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리퍼 상품 쇼핑 대전’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SSG닷컴은 이 기간에 레지나 안마의자를 33% 할인한 235만 원에, 프리마클라쎄의 지갑과 가방은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리퍼는 ‘새로 꾸민다’는 뜻의 ‘리퍼비시(Refurbish)’의 줄임말로 고객이 구매했다가 마음이 바뀌어 반품한 물건, 미세한 흠이 있어 팔지 못한 물품을 제조업체가 깨끗이 손봐 신상품에 비해 싸게 판매하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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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체들이 이렇게 리퍼 제품 할인행사를 여는 것은 리퍼 중고 상품을 찾는 고객이 최근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SSG닷컴에서 리퍼 상품을 구입한 고객의 수는 전년 대비 44% 늘었다. 올해 1∼9월에는 작년 동기 대비 73%나 급증했다. 이 기간에 11번가에서도 중고 제품 판매액이 47% 증가하는 등 리퍼나 중고 제품을 찾는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김예철 신세계 SSG닷컴 상무는 “리퍼나 중고 제품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영향으로 제조업체들도 리퍼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판로가 새로 생긴 것”이라며 “리퍼 상품전을 정기 행사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찾는 리퍼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리퍼·중고 거래 상품의 대종은 노트북PC, 카메라 등 전자제품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류, 명품까지 중고 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최근 한 달(9월 14일∼10월 13일) 동안 G마켓의 중고 여성 의류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갑절 수준으로 늘었다. 중고 남성용 명품 가방은 3배 이상, 중고 명품 의류·잡화 판매량도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의류나 명품도 트렌드가 예전보다 훨씬 빨리 바뀌면서 새것 같은 중고 제품이 더 많아지고 있다”면서 “유통업체들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중고 거래가 확장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전문가들은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지갑이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실속을 중시하는 ‘가치소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고 명품 구매는 브랜드를 잘 아는 40세 이하 젊은층에서 주로 나타난다”면서 “자신의 낮은 구매력과 명품을 소유하고자 하는 높은 욕망 사이에서 적정선을 찾아 중고품으로 욕망의 일부를 채우는 ‘부분 사치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리퍼상품#의류#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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