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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살인마 이야기… 옴니버스식으로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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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살인마 이야기… 옴니버스식으로 전개

김정은기자 입력 2016-09-30 03:00수정 2016-09-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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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쥬코
쥬코가 종이 눈을 맞으며 독백을 늘어놓는 마지막 장면은 백미로 꼽힌다. 국립극단 제공
 왜곡된 여성관을 지닌 남성 인물들의 거친 대사와 행동은 다소 폭력적이다. 배우들은 전형적인 연극적 연기를 펼치지만 희대의 살인마이자 주인공인 로베르토 쥬코를 둘러싼 이야기 소재들은 다분히 사실적이다. 기존 연극에서 자주 봐온 ‘기승전결’ 구성과는 거리가 먼 옴니버스식의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파편처럼 조각난 듯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중심엔 하나의 인물 로베르토 쥬코가 존재한다는 점에선 궤를 같이한다. 국립극단 신작 연극 ‘로베르토 쥬코’ 이야기다.

 무대는 단출하지만 인상적이다. 7개의 문이 붙어 있는 반타원형 벽이 무대 위 유일한 구조물이다. 등장인물들은 7개의 문을 열고 닫으며 등장하고 퇴장한다. 문은 열릴 때는 문 그 자체의 기능을 하지만 닫히는 순간 꽉 막힌 하나의 벽의 일부가 된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모습은 등장인물들의 관계 단절, 소통 부재 등의 행태를 상징한다.

 극은 로베르토 쥬코가 뚜렷한 이유 없이 부모님을 죽이고 공원에서 만난 10대 소년과 소년의 어머니, 우연히 길에서 만난 형사 등을 죽이는 일련의 ‘묻지 마 살인’, 수배 과정에서 사랑을 나눈 한 소녀와의 일화 등이 에피소드별로 나열된다. 15개의 장을 연결하는 중요한 장치는 ‘암전’이다. 한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칠흑 같은 ‘암전’은 객석과 무대의 모든 공간에 잠깐의 휴지기를 주면서 다음 에피소드를 새롭게 맞이하게끔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주인공 로베르토 쥬코 역을 맡은 배우 백성광을 비롯한 모든 배역의 배우들이 적절한 비중으로 등장한다. 10월 16일까지 명동예술극장. 2만∼5만 원. 1644-2003 ★★★(★ 5개 만점)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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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쥬코#옴니버스#살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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