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달라이 라마 “한국 방문 희망… 中변화 기대”
더보기

달라이 라마 “한국 방문 희망… 中변화 기대”

김배중기자 입력 2016-09-02 03:00수정 2016-09-02 03:00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인도서 한국 취재진과의 만남
달라이 라마는 그동안 자신을 ‘설법자’ ‘석가의 비구’등으로 소개해 왔다. 그는 이번 친견에서 “설법자를 사상가로 바꿨다. 승려들이 사상가가 돼야 한다는 취지다”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다람살라=공동취재단
“제가 입은 가사는 2600여 년 전 부처가 입은 것과 모양이 똑같습니다. 비록 옷은 구식이지만 제 생각은 젊답니다.”

지난달 30일 인도 다람살라에서 만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81)는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재치 있게 자신을 설명해 웃음을 선사했다. 자줏빛을 띤 티베트 가사 차림의 그는 관저 앞마당에서 친견(親見)을 온 신도 100여 명을 만난 뒤 접견실로 들어왔다. 그의 걸음걸이는 느리지만 힘찼고 악수를 건네는 손은 아기 손처럼 부드러웠다.

이날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는 지난달 29일부터 4일간 열린 다람살라 남걀 사원의 ‘아시아 법회’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세계 각국에서 온 3000여 명의 신도 앞에서 종교를 초월한 사랑과 자비심, 그리고 ‘젊은 생각’을 강조했다.

그가 강조하는 대표적인 젊은 생각은 현대과학에 대한 입장이었다. 달라이 라마는 불교의 전통적인 ‘수미산(須彌山) 우주론’에 대해 “평평한 사각의 세계 한가운데 수미산이 있다는 우주관은 ‘지구가 둥글다’는 걸 입증한 과학과 배치되기에 나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불교의 가르침은 본래 맹신이 아닌 비판적 분석”이라며 “단순히 경전을 외기보다 이치를 따지며 불교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때 긴 생명력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기사

이런 젊은 생각은 그의 삶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1959년 중국에 점령당한 티베트를 떠나 인도 북서부 히말라야 고원지대인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운 그는 400년 넘게 유지돼온 ‘법왕(法王)’ 체제를 끝냈다. 2001년 제정분리를 통해 총리를 임명한 뒤 2011년 그 지위를 ‘시_(티베트어로 정치 지도자)’으로 높여 정치권력을 전부 이양했다.

중국의 반대 때문에 한국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는 그는 ‘달라이라마방한추진회’ 상임대표인 금강 스님에게 “앞으로 몇 년을 기다리면 되느냐”며 웃으며 말했다.

그는 또 “아시아 불교 국가 중에서 일본밖에 가보지 못했다. 한국을 방문하면 맛있는 김치를 먹고 싶다”고 했다.

달라이 라마는 “방한은 중국의 태도 변화와 한국인의 순수한 소망이 어우러진다면 곧 가능할 것”이라며 “느긋한 마음을 갖자”고 밝혔다. 그는 내년에 열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언급하며 “좋은 방향으로 변화가 있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토 및 역사분쟁 등 동아시아 현안을 묻자 특유의 교육을 통한 해법을 제시했다. “직면한 갈등을 10∼20년 안에 해결할 순 없겠지만 어린 세대들에게 사랑과 연민을 갖도록 교육한다면 이들이 사회의 주역으로 활동할 30∼40년 뒤에는 더 나은 세상이 될 겁니다.”

달라이 라마는 종교의 이름을 내건 테러와 폭력에 대해 반대의 메시지를 분명히 밝혔다. “세상 70억 인구에게 내 종교만 믿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게 말이 됩니까. 종교인이라면 내 신앙만큼 이웃 종교를 존중하고 타인을 이롭게 하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다람살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달라이 라마#한국 방문#부처님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