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들이 풀어놓은 각자의 질문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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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위한 시간의 조각들’展

봉선화 물을 들인 손을 촬영한 오재경 씨의 ‘기다릴 수 없는 영원한 약속’. 아트링크갤러리 제공
봉선화 물을 들인 손을 촬영한 오재경 씨의 ‘기다릴 수 없는 영원한 약속’. 아트링크갤러리 제공
미술 영역에서 ‘작가’란 뭘까.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지만 전시라는 틀을 통해 그것을 타인에게 내보이지 않는 이는 작가일까 아닐까. 타인에게 내보인다면 그 까닭 또는 바람이 뭘까. 소통일까, 노출일까, 아니면 미술시장으로 향하는 통로일까.

어째서인지 2년마다 같은 시기에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를 목전에 두고 새 전시가 쏟아지고 있다. 이곳저곳을 오가다 그런 의문이 들었다. 약간의 답을 얻은 곳은 9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링크갤러리에서 열리는 ‘평화를 위한 시간의 조각들’전에서다.

20, 30대 사진작가 13명이 모여 엮은 소박한 기획전이다. 출품작은 1, 2점씩. 비엔날레나 미술시장에 아직 다가가지 못한 젊은 작가들은 대개 ‘자기 자신’을 주제, 소재, 도구로 삼았다.

개인사의 단면을 굳이 열어보였으나 딱히 무엇을 전하려 했는지 미처 정리하지 못한 이야기가 적잖다. 뉴타운 재개발로 인해 사라진 옛집 터, 이혼한 부모가 꾸린 두 가정에서 번갈아 맺는 관계의 표정, 비슷한 형국으로 어질러진 좁은 자취방 모습 등을 각자의 질문으로 엮어냈다. 작품을 통해 질문을 던지는 건 작가의 소중한 권리다. 절실하다면 투박해도 무의미하진 않다. 02-738-0738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시간의 조각들#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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