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졸음운전 트레일러에 휴가떠난 일가족 참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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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죽음의 도로’ 마래터널서 10중 추돌… 1명 사망 9명 부상

전남 여수에서 트레일러 운전사가 졸음운전을 하다 10중 추돌 사고를 내 한 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지난달 17일 영동고속도로에서 관광버스 운전사가 추돌사고를 낸 지 한 달도 안 돼 또 대형 차량이 앞차를 들이받아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14일 오후 2시 10분경 전남 여수시 만흥동 엑스포자동차전용도로 마래터널에서 10중 추돌사고가 나 구조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트레일러 운전사의 졸음운전으로 빚어진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9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전남소방본부 제공
14일 오후 2시 10분경 전남 여수시 만흥동 엑스포자동차전용도로 마래터널에서 10중 추돌사고가 나 구조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트레일러 운전사의 졸음운전으로 빚어진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9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전남소방본부 제공
14일 오후 2시 10분경 여수시 만흥동 엑스포자동차전용도로 마래터널(길이 1.4km) 안에서 유모 씨(53)가 몰던 25t 대형 시멘트 트레일러가 2차로를 서행하던 아반떼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트레일러는 최초 사고 지점에서 약 150m에 이르는 구간을 그대로 밀어붙여 아반떼 승용차를 포함해 10대의 차량이 연쇄적으로 추돌했다. 터널 주변은 1시간가량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이 사고로 휴가를 맞아 아반떼 승용차를 타고 전북 고창군에서 여수로 향하던 일가족 4명 중 김모 씨(61·여)가 숨지고 김 씨의 딸 조모 씨(41) 등 9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한 김 씨의 아들 조 씨(37)는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고생하는 어머니를 모처럼 즐겁게 해 드리려고 휴가를 왔는데 어머니를 떠나보냈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고 당시 마래터널에서는 주말 나들이 차량 등이 여수엑스포장 방향으로 시속 10km 정도로 서행하고 있었는데 일시적으로 뚫린 구간을 달리던 트레일러가 상당한 속도로 달리다 출구를 300m가량 남겨 놓은 지점에서 추돌사고를 냈다. 경찰은 “깜빡 조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유 씨의 말에 따라 일단 사고의 원인이 졸음운전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가 운행제한속도(시속 80km)를 어겨 과속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사고 직후 유 씨를 상대로 음주측정을 했지만 알코올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유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마래터널 구간을 포함한 국도 17호선 여수∼순천 자동차전용도로는 평소에도 사고가 잦아 ‘죽음의 도로’로 불려 왔다. 2012년 여수엑스포 때 개설된 이 도로에서는 지난해 한 해에만 35건의 교통사고가 나 90명의 사상자가 났다.

앞서 지난달 17일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봉평터널 입구에서 관광버스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앞선 차량 5대를 들이받는 대형 사고가 나 버스에 직접 받힌 승용차에 탄 5명 중 4명의 20대 여성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운전사 방모 씨(57)는 “사고 당시 몽롱한 상태였다”며 졸음운전 가능성을 암시했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졸음운전#트레일러#추돌#여수#마래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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