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지 않으면 불안한가.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가슴을 짓누르는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울리히 슈나벨 지음·김희상 옮김·가나출판사)은 그러면 안 된다고 단호히 말한다. 몸과 마음을 쉬게 해야 창의성도 생기고 업무도 더 잘할 수 있다는,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을 과학적 근거를 들어 조목조목 설명한다. 존 레넌, 존 케이지 등 ‘위대한 게으름뱅이들’도 소개한다. 독일의 여성 영화감독 도리스 되리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해골이 된 자신을 상상하며 지금 하는 일을 어떻게 보느냐고 죽은 자신에게 묻는다. 대부분은 우스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돼 영혼의 평안을 지킬 수 있단다. 한데 책 뒤에는 핵심 내용이 요약돼 있다. 바쁜 이들이 후딱 읽을 수 있게 한 거란다. 휴식을 강조한 책인데 말이다! 아이러니한 세상의 축소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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