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옥 “복당 결정 회의, 일방통행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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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거 들어간 與비대위장 거취 고민
정진석 “투표 막으면 범죄” 발언에 김희옥 “회의 비민주적… 유감스럽다”
정진석 “노여움 푸시고 정상화를” 사과

“당내 민주주의는 이런 게 아니다.”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탈당파 무소속 의원 7명의 일괄 복당 결정 논란 등과 관련해 17일 “비통한 심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상욱 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김 위원장의 자택을 찾아 면담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헌법적 가치가 준용되게 해달라고 해서 (비대위원장으로) 왔는데 회의장에서 보니 너무 일방통행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 대변인과 만나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비민주적인지 언급하진 않았지만 “(헌법재판소 재판관이자) 헌법학자로서 민주주의는 이런 게 아니다”라고 강하게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아직 거취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느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위원장이 ‘칩거 모드’에 들어가며 거취까지 고민하는 요인이 무엇인가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일괄 복당 결정 과정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회의에서 “다음 주에 추가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펼쳤지만 비대위원들이 강하게 표결을 주장한 데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정진석 원내대표가 회의 당시 “오늘(16일) 결정하자는 비대위원들의 다수 의견을 따르지 않는 것은 중대 범죄행위”라는 발언이 법조인인 김 위원장에게 강한 모멸감을 줬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노여움을 푸시고 (혁신비대위를) 정상화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당 안팎에선 김 위원장의 행보가 정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부정적 시선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화합과 통합을 위한 혁신 작업 중 이런 일이 생겨 정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자신의 생각과 달리 일괄 복당이 무기명 투표로 전격 결정됐고, 당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등 당내 혼란이 불거지자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40년 가까이 공직에 있으면서 국가와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라며 “지금 이 일도 오래 공직에 있던 사람으로서 봉사의 하나구나 하고 일을 시작했다. 아무런 욕심이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일단 주말에 당내 갈등 상황을 살펴보면서 거취 문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김희옥#정진석#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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