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아이러브 스테이지] 바흐부터 백승완까지…26인의 ‘B’를 소환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16일 05시 45분


매년 여름마다 대관령과 강원도 일대를 클래식 음악으로 물들여온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올해는 알파벳 ‘B’로 이름이 시작되는 명작곡가 26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축제를 벌인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음악제의 예술감독인 정경화(맨 왼쪽)도 직접 악기를 잡고 관객과 만난다. 사진제공|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
매년 여름마다 대관령과 강원도 일대를 클래식 음악으로 물들여온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올해는 알파벳 ‘B’로 이름이 시작되는 명작곡가 26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축제를 벌인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음악제의 예술감독인 정경화(맨 왼쪽)도 직접 악기를 잡고 관객과 만난다. 사진제공|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
■ 평창대관령음악제

바흐·베토벤·브람스 ‘3B’ 필두
B로 시작하는 작곡가 집중 조명
배병우 사진작가 작품 전시회도


대관령의 여름이 클래식의 선율에 젖는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하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7월12∼8월9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와 강원도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의 명칭이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평창대관령음악제’로 바뀌었다.

올해의 테마는 ‘B’. ‘BBB 자로 …’라는 재미있는 테마를 내걸었다. ‘3B’로 불리는 바흐, 베토벤, 브람스를 비롯해 알파벳 B로 이름이 시작되는 위대한 작곡가 26인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무대에 올린다. 위트가 느껴지는 우리말 주제와 달리 영문은 ‘The Immortal Classics(불멸의 클래식) : Bach, Beethoven, Brahms and Beyond’으로 표기했다.

‘3B’가 남긴 실내악, 관현악, 합창곡들은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 3B 외에도 버르토크, 브리튼, 바버, 번스타인, 베리오, 불레즈 등이 ‘B’ 리스트에 올랐다. 현존하는 작곡가들도 있다. 윌리엄 볼컴, 크리스토퍼 베르크에 한국의 백승완까지 총 26명의 ‘B’가 작곡한 작품들이 이번 음악제에서 연주된다. 크리스토퍼 베르크는 올해 음악제를 위한 위촉곡을 선보인다. ‘처음 듣는 듯 달콤한, 그러나 이미 들은 이야기들 : 페르난두 페소아의 세 개의 시’라는 긴 작품명을 갖고 있다. 세계 초연이다.

핀란드의 하프시코드 연주자인 아포 하키넨이 이끄는 헬싱키 바로크앙상블이 바로크 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들려준다. 8월 3일에는 고음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는 소프라노 임선혜와 함께 바흐의 칸타타를 연주한다.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춤곡을 선보여 왔다. 올해는 마임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마르셀 마르소의 명맥을 잇고 있는 마임이스트 게라심 디쉬레브를 초대했다.

음악제의 백미로 불리는 뮤직텐트 공연은 토요일 저녁공연으로 총 2회 진행된다. 첫 번째 뮤직텐트 음악회는 ‘벨리니와 베토벤’으로 구성한다. 미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합창지휘자 켄트 트리틀의 지휘로 소프라노 엘리자벳 드 트레요, 메조소프라노 모니카 그롭, 테너 김동원이 국립합창단과 협연한다. 두 번째 뮤직텐트 공연은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3번’ 등을 연주한다.

● 음악 휴양지로 떠오른 대관령 … 합리적인 티켓가격도 매력

올해도 합리적인 티켓가격에 세계적인 연주자의 모습을 평창에서 만날 수 있다. 미켈란젤로 4중주단의 바이올리니스트 미하엘라 마틴, 비올리스트 노부코 이마이와 지안 왕, 첼리스트 프란스 헬머슨, 바이올리니스트 보리스 브로프친과 스베틀린 루세브, 오보이스트 알렉세이 오그린척 등이 한국 클래식 팬들을 기다린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김다솔·김태형,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신아라, 클라리네티스트 채재일, 플루티스트 박지은 등 한국 클래식계를 대표하는 연주자들도 무대에 오른다.

정명화와 정경화 두 예술감독도 연주자로서 관객을 만난다. 정명화 감독은 7월31일 게라심 디쉬레브의 마임과 함께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D장조’를 연주한다. 정경화 감독은 강원도민을 찾아가는 지역공연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7월12일에는 춘천시향과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는 콘서트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교수진과 현역 연주자들이 음악학교를 열고 오디션을 통과한 젊은 학생 연주가들을 맞는다. 만 9세부터 29세까지 15개국에서 145명의 음악도가 참가한다. 이 음악학교 출신으로 세계적인 연주가가 되어 교수진에 참여한 아티스트들도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폴 황과 클라라 주미 강이 대표적인 예이다.

음악제 기간에는 알펜시아 콘서트홀 로비에서 예술품 전시도 열린다. 올해의 주인공은 사진작가 배병우. 대관령에서 촬영한 배병우의 새로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