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9년만에 투자 복귀… 주식 팔고 金 매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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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가 나선 건 불황의 전조” 월가, 세계경제 침체 심화 우려

투자의 귀재이자 억만장자인 조지 소로스(86·사진)가 9년 만에 일선에 복귀해 직접 투자에 나섰다. 소로스는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때마다 안전자산에 투자해 큰 수익을 거둬 국제 금융계에선 ‘하이에나’로 불린다. 소로스가 2007년 이후 9년 만에 주식과 외환거래에 직접 관여하기 시작하면서 월가에선 세계 경제의 불황이 깊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로스가 운영하는 300억 달러(약 34조8000억 원) 규모의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가 최근 소로스의 지시를 받아 주식을 팔고 금과 금광주를 사들이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금은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하락 추세일 때 사면 이익을 보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그동안 회사의 펀드 운용을 관찰하기만 했을 뿐 직접 투자하지 않던 그가 올해 초부터 사무실에서 직접 투자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회사 임원들과도 자주 연락하고 있다고 소로스 측근이 WSJ에 전했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1분기(1∼3월)에 세계 최대 금괴 생산업체인 배릭의 주식 1900만 주를 사들여 9000만 달러의 평가이익을 냈다. 같은 시기 다른 금광 회사인 실버휘턴의 주식 100만 주를 사들여 2분기(4∼6월) 28%나 수익을 냈다. 소로스가 세계 경제를 여전히 비관하면서 안전자산에 대규모 투자를 하자 소로스 투자는 불황의 전조라는 ‘소로스의 저주’가 유효할지도 관심거리다.

소로스는 중국과 유럽의 정치 경제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어 세계 증시가 하락세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봤다고 WSJ가 전했다. 중국의 경우 정치적 리더십을 둘러싸고 내부 잡음이 이어지는 데다 불투명한 정치 시스템으로 금융시장에 적기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로스는 1990년대 초 승승장구하던 영국 파운드화의 폭락을 예상하고 과감하게 투자해 10억 달러를 벌어들여 투자의 귀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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