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전설의 기타리스트, 음악으로 세상을 잇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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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스트링/미치 앨봄 지음·윤정숙 옮김/560쪽·1만6000원·아르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로 유명한 미치 앨봄의 소설이다. ‘매직 스트링’은 제목에서 짐작되듯 음악 얘기다.

“난 여러분을 살아있게 하지는 못해요. 내게는 그런 능력이 없어요. 하지만 영향을 미칠 수는 있죠.” 이렇게 얘기하는 화자(話者)는 다름 아닌 ‘음악’이다. “나는 음악이에요. … 모든 사람은 음악적이죠. 아니면 왜 신이 뛰는 심장을 주었겠어요?”

물론 주인공은 화자가 아니라 프랭키 프레스토라는 전설적인 기타리스트다. 작가는 ‘음악’의 눈을 통해 프레스토가 태어난 순간부터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인생을 펼쳐 보인다.

내전 중인 스페인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었지만 프레스토는 양아버지 바파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났다. 엘 마에스트로에게 기타 수업을 받으면서 실력을 쌓아가던 그는 전쟁의 비극을 피해 영국으로 간다. 음악 이력을 쌓아가면서 프레스토의 무대 인생은 화려해진다.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뉴올리언스 등을 다니면서 그는 성공을 거듭한다. 그의 음악이 깊어질수록 듣는 이들은 기쁨과 희망의 감동을 얻는다.

작가가 이 가상의 기타리스트를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음악만이 아니다. 광기에 휩싸였던 내전 속 군중, 유럽을 강타한 전쟁의 공포 등 프레스토의 유년 시절을 통해 시대의 그늘을 보여준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대역을 서고 존 레넌, 폴 매카트니와 함께 파티를 즐기는 등 음악계의 실제 별들이 소설의 주인공과 어울리는 장면은 가슴을 뛰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평생 374개의 밴드에 몸담으면서 그 밴드의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는 장면은, 우리 인생이 홀로 사는 것이 아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사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매직 스트링#미치 앨봄#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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