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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선정-폭력성” vs “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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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선정-폭력성” vs “표현의 자유”

김윤종기자 입력 2016-05-02 03:00수정 2016-05-0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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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용 ‘男성향 웹툰’ 논란
여성을 납치, 감금한 후 집단 성폭행을 시도하려는 듯한 모습을 묘사한 웹툰 ‘속죄캠프’의 한 장면. 이른바 ‘남성향’ 웹툰의 선정적, 폭력적 묘사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자’ ‘규제가 필요하다’ 등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레진코믹스 캡쳐
“살려주세요. 죽이지만 말아주세요.”

어두운 창고 안. 손발이 꽁꽁 묶인 여성이 쓰러져 있다. 한 무리의 남성들은 “네가 저지른 죄를 회개하라”고 비웃으며 자신들의 혁대를 푼다. 웹툰 전문사이트 ‘레진코믹스’에서 인기리에 연재 중인 ‘속죄캠프’의 한 장면. 여성을 납치, 감금한 후 집단 성폭행을 시도하려는 듯한 모습이 묘사된다.

○ 웹툰 선정성 점차 심해져

‘속죄캠프’가 화제가 되면서 인터넷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수위가 지나치다’, ‘성범죄를 정당화한다’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해당 업체가 “우리도 이 작품이 어떤 논란을 불러올지 두렵다”고 밝혔던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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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성적 묘사나 폭력 장면을 담아 성인 남성이 선호한다는 ‘남성향’ 웹툰은 동성애를 다룬 ‘BL(Boys Love)’, ‘GL(Girls Love)’과 함께 주요 웹툰 사이트의 핵심 콘텐츠로 통한다. 업체마다 ‘남성향 웹툰’을 강조하는 광고 문구를 내세우거나 공모전을 열 정도. ‘19금 경험담’을 짧은 스토리로 풀어낸 ‘썰만화’도 유행 중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회사원 강지훈 씨(32)는 “성적 판타지도 콘텐츠다. 결국 취향의 문제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대학원생 최수현 씨(28)는 “왜곡된 성적 판타지는 여성혐오 등 실제 사회문제와 연결된다”고 밝혔다. 이런 웹툰들은 성인 인증을 거쳐야 볼 수 있다. 하지만 최모 군(18)는 “이메일, 휴대전화를 통해 성인 인증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인증 후 화면을 캡처해 친구들과 돌려 본다”고 말했다.

성인용뿐 아니라 전체관람가 웹툰의 표현 수위도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 ‘낚시신공’(네이버)의 경우 극 중 학생들 간 싸움에서 전기톱 등으로 팔과 얼굴이 잘리는 장면이 나오자 연재가 중단됐다. 웹툰 ‘결계녀’는 여성 속옷이 수시로 노출돼 논란이 되자 속옷을 검은색 바지로 수정했다.

○ 자율 규제만으론 부족?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선정성, 폭력성 등으로 신고가 들어와 심의해야 하는 웹툰이 한 달 평균 1만 건에 달한다. 방심위는 1∼3월 웹툰 ‘결계녀’, ‘본격게이양성소’ 등의 선정성이 지나치다고 판정해 한국만화가협회에 시정하도록 권고했다. 2012년 방심위와 한국만화가협회가 ‘웹툰 자율규제 협력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창작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자는 취지였다. 방심위 관계자는 “문제가 된 웹툰의 경우 삭제, 사이트 접속 차단, 이용 해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지만 현재는 대부분 자율 규제에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웹툰 속 선정성, 폭력성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일정한 규제는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한국만화가협회 제효원 사무국장은 “‘자율 규제’라곤 하지만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애매하다”며 “사회적 합의를 거쳐 폭력성, 선정성을 판단할 기준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석환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는 “정부의 일방적 규제보다는 소비자, 시민사회, 유통업체, 작가들의 합의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웹툰#선정성#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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