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2016년을 함께할 ‘인생의 책’ 꼽아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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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2016 세대별 추천 도서

《 새해에 한 가지씩 결심을 한다. 담배를 끊자, 공부를 열심히 하자, 다이어트를 하자…. 이런 자신과의 약속 중에 빠지지 않는 것이 ‘책 열심히 읽자’이다. 하지만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내게 어떤 책이 좋을지 조언을 구하기 쉽지 않다. 동아일보는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책을 벗하려는 이들에게 ‘새해에 읽을 만한 책’을 세대별로 추천한다. 》


●꿈을 키우는 어린이들

황선미 동화작가(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카프카와 인형의 여행’(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문학과지성사)과 ‘보물’(유리 슐레비츠·시공주니어)을 추천했다. ‘카프카…’는 대문호 카프카의 편지에 창작의 요소를 더해 만든 스페인 동화. 황 작가는 “아이가 상처를 딛고 성장하는 데 어른들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잘 묘사한 동화”라며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면 더 좋다”고 추천했다. ‘보물’은 코믹하고 통쾌하면서도 깊은 사유가 담겼다는 평가다.

‘도서관에서 3년’(조성자·아이세움) ‘꿈도둑 아저씨’(시드 플라이슈만·아이세움)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케네스 그레이엄·인디고)은 조은희 미래엔 출판개발실장이 추천한 책들이다. ‘도서관…’은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게 하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공부의 목적과 방향을 찾는 10대

“공부에는 내적 함양과 배운 것을 자기화하는 과정이 있는데, 책에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키우는 방법이 담겨 있다. 공부하면 퇴계와 율곡이 아닌가.”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가 ‘함양과 체찰’(신창호·미다스북스)을 추천한 이유다. 장 대표는 물리학자들이 어떻게 지식을 생산하는지를 담은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리사 랜들·사이언스북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담론’, 공부의 이유가 담긴 고전 ‘논어’ 등도 추천했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고전 독서법’(정민·보림)과 ‘오직 독서뿐’(정민·김영사)을 권했다. 백 대표는 “둘 다 책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독서라는 게 결국 공부다. 공부는 읽고 스스로 생각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설명한 책이다”라고 말했다.

●미래를 밝힐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20, 30대

올해 일본 책 ‘미움 받을 용기’가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의 역대 최장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만큼 젊은층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기성세대에 대한 거부감이 높다. 이런 세대에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나는 내가 괜찮은 줄 알았다’(가오위엔·예문출판사)를 추천했다. 곽 교수는 “책은 불안에 대한 심리학 연구를 기초로 해 사람들이 불안에 빠지는 이유와 감정에서 벗어나 좀 더 가벼운 현재를 사는 방법을 알려 준다”고 평가했다.

김을호 국민독서문화진흥회장은 “20, 30대는 경제적, 인격적 자립에 대한 해법을 찾고 싶어 한다”며 ‘나는 서른에 비로소 홀로 섰다’(조광수·한국경제신문사)와 ‘사마천 한국 견문록’(이석연·까만양)을 추천했다.

●인문학에서 인생을 배우려는 40, 50대

“19세기 조선 지식인의 생각 창고이며 비망록 모음이다. 그 당시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게 신기하다. 중년이 되면 인생을 스스로의 시선으로 정리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때 참고할 만한 책이다.”
정민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자저실기’(심노숭·휴머니스트)를 추천한 이유다. 정 교수는 같은 의미로 ‘일기를 쓰다’(유만주·돌베개)도 권했다. ‘일기를 쓰다’는 조선 후기 지식인 유만부가 당시 사대부의 일상을 소상하게 담은 책으로, 작은 기록이 모여 역사가 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김호 경인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는 변화하는 중국을 이해하고 싶다면 ‘덩샤오핑 평전’(에즈라 보걸·민음사)을 읽으라고 권했다. ‘주자평전’(수징난·역사비평서)도 그가 추천한 책이다.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60, 70대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마흔 이후, 인생길’(한기호·다산초당)을 권했다. 김 교수는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나라 노년층은 경제 지상주의에 경도된 측면이 있다. 어른들의 교양을 위한 책이다”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저자의 고찰이 담겨 있으며 장년층, 노년층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베스트셀러 ‘은퇴자의 공부법’(어른의 시간)의 공동 저자인 60세 윤석윤 씨는 고전문학을 읽을 것을 권했다.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 괴테의 ‘파우스트’를 추천했다. 윤 씨는 “문학은 우리의 삶을 재조명하는 역할을 한다. 문학이 인생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 인생에 질문을 던진다”라고 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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