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2만 년 전 에덴동산에 초고대문명이 실재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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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의 문명을 찾아서/맹성렬 지음/312쪽·1만3000원·김영사
“역사시대 이전에 과학문명 존재… 고대 이집트·메소포타미아 문명
동남아의 ‘순다랜드’에서 비롯돼
순다랜드人이 정착한 남미의 고원… ‘신들의 고향’ 에덴동산 된 것”

1000년경 중남미의 톨텍문명이 건설한 계단식 피라미드. 저자는 수만 년 전 동남아시아에서 바다를 건너간 이들이 중남미 지역에 피라미드 건설을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김영사 제공
1000년경 중남미의 톨텍문명이 건설한 계단식 피라미드. 저자는 수만 년 전 동남아시아에서 바다를 건너간 이들이 중남미 지역에 피라미드 건설을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김영사 제공
‘1만 년 전 신석기 시대의 시작보다 1만 년 더 전에 고도의 과학기술을 보유한 초고대문명이 동남아시아와 남미에 존재했다. 그곳이 구약의 아담, 바빌로니아 신화의 오안네스, 이집트 신화의 오시리스 등의 고향이다?’

‘별종’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공학자가 영화의 소재로나 쓰일 법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탐구하면서 책까지 여러 권 냈다. 이 책의 저자인 맹성렬 우석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51)는 “20년 전 ‘UFO 신드롬’이라는 책을 썼을 때부터 ‘별나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정확한 방위와 모서리각, 내부의 복잡한 통로 등 지나칠 정도로 정밀한 기자의 대(大)피라미드를 건설했고 오늘날에도 가공이 쉽지 않은 화성암을 깎아 돌항아리를 만들었죠. 역사시대 이전에 이미 18세기 초 서구와 비슷한 수준의 과학 문명이 있었던 겁니다.”

저자는 인류학자인 영국 옥스퍼드대 스티븐 오펜하이머 교수의 주장을 따라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모두 동남아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해수면이 지금보다 낮았던 수만 년 전 동남아에 ‘순다랜드’라는 대륙에 준하는 아(亞) 대륙이 있었고, 이곳이 아프리카를 벗어난 현생 인류의 요람이 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순다랜드인 중 뛰어난 종족이 광물자원을 개발하러 별자리를 보며 대양을 건너 남미 안데스 산맥 중부의 알티플라노 고원에 정착했다고 주장한다. 그곳이 훗날 에덴동산으로 불리는 ‘신들의 고향’이라는 것.

맹성렬 교수(왼쪽)가 책 ‘신의 지문’ 등에서 초고대문명설을 주장한 영국 작가 그레이엄 행콕과 1997년 함께 찍은 사진. 맹성렬 교수 제공
맹성렬 교수(왼쪽)가 책 ‘신의 지문’ 등에서 초고대문명설을 주장한 영국 작가 그레이엄 행콕과 1997년 함께 찍은 사진. 맹성렬 교수 제공
“알티플라노 고원에 살던 사람들을 후세인이 신격화한 것이지요. 남미의 계단식 피라미드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도 발견되고, ‘갈대의 평원’과 같은 신화적 모티브가 일치하는 한편 페루어와 수메르어에 유사한 단어가 많다는 것 등은 그들의 뿌리가 같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처럼 고도의 기술력을 지닌 문명이 지금은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퇴보를 겪은 이유는 뭘까? 저자는 1만5000년 전과 8000년 전 급격한 해수면 상승 탓에 지각변동이 활성화된 게 원인이라고 했다.

독일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이 유적을 발굴하기 전까지 트로이 문명은 전설에 불과했다. 저자는 여러 단서를 짜 맞춰 가며 논리를 박력 있게 전개한다. 그러나 읽다 보면 ‘뭔가 아니다’ 싶은 구석도 적지 않다. 책이 그저 ‘잘 쓴 소설’에 불과한 게 아닌지 하는 물음에 그는 “지금 알려져 있는 고대 문명이 현대까지 단선적으로 발전했다는 것도 하나의 가설일 뿐”이라며 “기존 통설에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정도라도 만족한다”고 답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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