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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감독 “서울시향 떠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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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감독 “서울시향 떠나겠다”

서정보기자 , 이철호기자 입력 2015-12-30 03:00수정 2015-12-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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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사회서 용인못할 박해 당했는데 날조라니…” 단원들에 사퇴 편지
30일 예술의전당서 마지막 지휘… 시향 “부인 입건-재계약 보류 탓인듯”
2016년 정기공연 대체 지휘자 물색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정 감독은 이날 낮 12시경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를 만나 사퇴 의사를 밝히며 심경을 담은 편지를 단원과 직원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 정 감독은 이 편지에서 “서울시향에서 10년의 음악감독을 마치고 여러분을 떠난다”며 “제가 여러분의 음악감독으로서 일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유감스럽다”고 사퇴 의사를 명확히 했다.

정 감독은 박현정 전 대표의 성희롱 및 막말 논란과 이후 경찰 조사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며 부당함을 토로했다. 그는 “(시향에서) 발생했던 일들은 문명화된 사회에서 용인되는 수준을 훨씬 넘은 박해였는데 이러한 일이 허용될 수 있는 한국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며 “(박 전 대표의) 비인간적 처우를 견디다 못한 (직원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렸는데 이제 그 사람들은 개혁을 주도한 전임 사장을 내쫓기 위해 이야기를 날조했다고 고소당해 수백 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제가 여태껏 살아왔던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결국에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저는 절대적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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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정 감독은 임기 만료일인 31일을 끝으로 예술감독직에서 물러나며 내년에 예정된 9번의 정기공연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3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 ‘합창’ 9번 교향곡 연주회로 마지막 공연을 한다.

28일 열린 서울시향 이사회(이사장 신헌철)는 시향의 재계약안이 미흡하다며 조건과 계약 기간 등을 정 감독과 재협의한 후 내년 1월 중순 이전에 이사회에서 재논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계약에 힘썼던 서울시향은 정 감독의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에 허탈해하면서도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서울시향은 올 8월 정 감독이 항공료 횡령 의혹 등에 불만을 갖고 사의를 표명하자 최 대표를 중심으로 설득 작업을 벌여 이달 초 재계약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이달 초 이사진에 재계약안을 설명했으며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봤으나 직전에 정 감독 부인 구순열 씨가 박 전 대표 사건 개입 혐의로 입건됐다는 소식이 알려져 재계약안마저 보류된 것이 정 감독 사퇴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 같다”며 “서울시향에 대한 애정 때문에 재계약과 상관없이 내년 연주는 책임지겠다고 한 약속도 지켜지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정 감독의 사퇴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서울시향이 편지 내용을 보고해 상황을 파악했다”며 “정 감독이 박원순 시장에게도 미리 알리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시향은 당장 내년 1월 9일 예정된 브루크너 교향곡 연주회 등은 대체 지휘자를 찾아 예정대로 공연하기로 했다. 그러나 후임 지휘자를 찾는 작업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향이 후임을 미리 염두에 둔 적이 없고 정 감독 같은 수준급 지휘자는 2, 3년 치 일정이 잡혀 있어 당장 초빙하기 어렵다.

서정보 suhchoi@donga.com·이철호 기자
#정명훈#서울시립교향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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