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더슨 美3D로보틱스 대표 “고객을 리드하려 말라, 마음 읽어야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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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

“소비자를 일방적으로 리드(lead)할 생각을 하지 말고 그들의 마음을 읽어야(read)합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집단지성의 힘을 믿고 제품 제조나 서비스 창출에 적극 참여시켜야 새로운 기회가 보입니다.”

2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서울 광진구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한 ‘동아비즈니스포럼 2015’의 기조 연설자로 참석한 크리스 앤더슨 미국 3D로보틱스 대표는 저성장 시대의 성장 전략을 이같이 제시했다. 앤더슨 대표는 “기업이 모든 것을 스스로 혁신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며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면서 내·외부 자원을 공유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조했다.

○ 개방형 혁신에서 답을 찾아라

앤더슨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본인의 경험을 통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경영 베스트셀러 ‘롱테일 경제학’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정보기술(IT) 분야 전문매거진 ‘와이어드’ 편집장 직을 그만두고 개방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개인용 드론(무인항공기) 업체를 창업했다.

앤더슨 대표가 개인용 드론 분야에서 북미 지역 1위 업체로 성장한 3D로보틱스를 2009년 설립한 것은 우연이었다. 다섯 자녀에게 재미있는 과학 장난감을 찾아주기 위해 ‘플라잉 로봇’을 검색하다 우연히 드론을 발견하게 됐다는 것. 2007년에는 드론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 ‘DIY 드론’까지 만들었고, 적극적인 동호인들과 드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아이디어를 아낌없이 공유했다.

그가 개방형 혁신을 주장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21세기를 지배할 플랫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절대적 조건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는 또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현하기 위한 토양으로 ‘창의성’을 강조했다. 한국인들은 너무 열심히 일한 나머지 창조적인 생각을 할 시간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경영자들은 직원들에게 업무 외에 ‘딴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창의성이 살아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모방 불가능한 역량을 갖추라

자원 기반 관점의 기업 경영전략의 대가인 제이 바니 미국 유타대 석좌교수의 강연에는 기업 실무자와 경영전략 연구자들이 특히 많이 몰렸다. 바니 교수는 강연에서 저성장이 새로운 현상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30년간 세계적으로 고성장 추세가 지속됐던 탓에 많은 이들이 현재 저성장 국면에 놀라고 있다”며 “하지만 사실은 1880년부터 1980년까지 전 세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보면 항상 2% 수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경영자들은 그들이 속한 산업이나 외부의 경제 상황을 탓하지 말고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위한 전략을 세우라는 것이 바니 교수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조언이다. 그는 “공급자 혹은 고객과의 관계, 직원 간의 유대감과 신뢰, 조직문화 등 경쟁자가 ‘모방 불가능한’ 역량이 있을 때 그 기업은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창조의 탄생’을 주제로 열강을 펼친 사물인터넷(IoT)의 창시자 케빈 애슈턴 전 벨킨 청정기술사업 총책임자와 ‘글로벌 시장을 통한 성장 가속화’에 대해 비전을 나눈 에버노트의 린다 커즐라우스키 최고운영책임자의 강연에도 포럼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김현진 bright@donga.com·고승연 기자
#앤더슨#동아비즈니스포럼#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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