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마산 ‘무학산 주부 피살사건’ 한달째 오리무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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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신고-제보 거의 끊겨… 용의자 단서 못찾아 장기화 조짐

10월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무학산에서 50대 주부가 피살된 지 한 달이 지났으나 용의자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건 해결 의지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장기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 투입된 경찰은 연인원 3000여 명. 피해자가 한 명인 단일 사건으로는 전례 없는 규모다. 경남지방경찰청과 마산동부경찰서는 30일 “최근 수사본부 인원을 14명 더 늘려 95명을 투입한 상태”라며 “당분간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소득’이 없다고 해서 수사본부를 해체하거나 규모를 줄이지는 않겠다는 의지다.

얼마 전 김정완 수사본부장(마산동부경찰서장)으로부터 직접 수사 상황을 보고받은 백승엽 경남지방경찰청장도 “반드시 범인을 잡아야 한다.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 수사본부장은 “만에 하나 사건이 조기에 해결되지 않더라도 ‘미제(未濟)’로 넘기지 않고 전담팀을 만들어 끝까지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밝지 않다. 우선 경찰이 기대했던 신고와 제보가 사건 발생 20일이 지날 무렵부터 거의 끊겼다. 신고포상금 1000만 원도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그동안 무학산 등산로 입구의 폐쇄회로(CC)TV 2대에서 신원이 확인된 20여 명을 대상으로 사건 당일 행적을 조사했으나 용의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현장에서 회수한 증거물 100여 점의 분석에서도 용의자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경찰은 창원시 관제센터 CCTV와 차량 블랙박스 30대의 영상을 뒤지고 있지만 마찬가지다.

성범죄 전과자와 정신질환자, 혼자 사는 남성, 무허가 암자 거주자 등 1000여 명의 조사에서도 소득은 없었다. 피해자인 이모 씨(51) 주변 수사에서도 별다른 의심 요소는 없었다.

경찰은 지금까지의 수사 내용을 다시 한번 점검하며 놓친 부분이 없는지 살피고 있다. 오동욱 경남경찰청 강력계장은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수사기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1개월이 지나는 시점에 뚜렷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2시경 이 씨가 숨진 채 발견됐던 등산로를 지나간 등산객 4명의 진술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50대 남성’의 대체적인 윤곽을 기억하고 있었다. 경찰이 탐문수사를 통해 찾아낸 비슷한 시간대의 등산객 3명의 진술에도 주목하고 있다. 역시 ‘50대 남성’이라는 공통된 설명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도심에 CCTV가 많아 사건이 빨리 해결되고 있지만 과거 강력사건은 2, 3개월이 지나기 일쑤였다”며 “시민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신고를 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 유족들은 최근 김 수사본부장을 만나 “49재인 15일 이전에 범인을 꼭 잡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고, 김 수사본부장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마산동부경찰서 형사계 055-233-7107∼8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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