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오래된 건물, 새로운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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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촌 체부동교회-평화시장 옥상 등 문화공간 거듭나

서울 서촌 체부동성결교회
서울 서촌 체부동성결교회
경복궁 옆 서촌에 자리한 체부동성결교회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인 적선시장 뒷골목에 있다. 1931년 지어져 올해로 건립 84주년을 맞은 교회다. 서울의 근대 벽돌 건축물 중 드물게 프랑스식 벽돌쌓기(벽돌의 긴 면과 짧은 면이 번갈아 보이도록 쌓는 방식)로 지어져 건축사적 측면에서 보존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내년에 체부동성결교회를 매입해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민간에 팔릴 경우 교회가 헐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촌 주민들도 교회가 지역공공시설로 활용되길 바라고 있다.

체부동성결교회는 시민 오케스트라의 연습공간으로 활용된다. 본당은 시민 오케스트라를 위한 공간으로 꾸미고 교회의 나머지 부분은 서촌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안내소와 마을카페 등으로 꾸며진다. 관광객의 발길이 늘어나면 적선시장 등 인근 상권도 살아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미래유산인 동대문 평화시장은 책을 테마로 한 시민공간으로 조성된다. 1961년 준공된 평화시장에는 2000여 개의 의류점 외에 24개의 헌책방이 입점해 있다. 청계천과 맞닿은 1층에 헌책방이 있어 평화시장 1층은 ‘헌책방 거리’로 불리기도 한다. 서울시는 평화시장을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동대문 일대를 문화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청계천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평화시장 옥상 약 150m²의 공간은 북카페와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는 무대로 구성된다. 서울시는 이곳에서 작가와의 만남, 북콘서트, 소규모 강의, 벼룩시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헌책을 판매하는 매대도 들어선다. 서울시는 2017년까지 평화시장 옥상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평화시장 전체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미래유산 선정을 시작하며 시내 옛 건물을 예술·문화공간으로 꾸미는 작업을 함께 진행해 왔다. 근·현대 건축자산 등 오래된 건물을 활용해 시민들이 이용하는 문화시설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올 4월 문을 연 거리예술창작센터는 2012년까지 취수장으로 사용됐지만 현재 거리예술가를 위한 작업장으로 쓰이고 있다. 연습실 외에 거리예술가를 위한 교육과 서커스 인력 양성을 위한 장소로도 활용돼 예술작품의 교육, 창작, 배급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북구에 있는 동요작곡가 고 윤극영 선생의 가옥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구연 교실과 시낭송 교실, 지역 주민을 위한 문학교양강좌 공간으로 사용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의 오래된 건물을 잘 활용하면 서울 건축의 역사성을 지키면서 시민을 위한 공간도 늘릴 수 있다”며 “앞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체부동성결교회#평화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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