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카이오 ‘2억원짜리 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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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전 후반 41분 극적 결승골… 2위 지키고 亞챔스 직행 티켓
포항, 황선홍 감독 고별전 이겼지만 亞챔스 가려면 플레이오프 거쳐야

내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직행 티켓의 마지막 주인은 수원이었다.

수원은 29일 안방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상위 스플릿 최종전에서 2-1로 이겼다. 수원의 포문은 올 시즌 ‘도움왕’(도움 17개)에 오른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이 열었다. 그는 후반 21분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수원은 후반 39분 영플레이어상 후보인 전북의 이재성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2분 뒤 터진 외국인 선수 카이오(브라질·사진)의 값진 결승골로 승리를 지켰다.

K리그 클래식 1위를 이미 확정한 전북(승점 73)을 꺾고 승점 67을 기록한 수원은 포항(3위·승점 66)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2위 자리를 지켜 ACL 본선에 직행했다. 준우승팀에 주어지는 상금 2억 원도 챙겼다. 우승팀 전북은 5억 원의 상금을 받는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올 시즌에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전북을 최종전에서 꺾고 2위를 지킨 수원 선수들은 박수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항스틸야드에서 FC서울과 맞붙은 포항은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강상우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지만 순위를 뒤집는 데는 실패했다. 3위에 머문 포항은 내년 2월 초 다른 나라 클럽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이겨야 ACL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2011년 포항 사령탑에 오른 뒤 축구협회(FA)컵과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던 황선홍 포항 감독은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이날 경기를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황 감독은 지도자로서 이루지 못한 ACL 우승의 꿈을 접는 대신 고별전에서 포항에 ACL 직행 티켓을 선물하려 했으나 아쉽게 실패했다. 경기 전 “평소와 다름없는 감정이다”라고 말했던 그는 경기가 끝난 뒤 환송식에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안방 팬들은 황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며 뜨거운 작별 인사를 했다. 황 감독은 “울지 않으려고 했지만 지난 5년간 있었던 많은 일이 떠오르면서 감정이 북받쳤다. (포항에서) 좋은 축구를 했던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를 끝으로 올 시즌을 마친 K리그 클래식에서 득점왕은 울산의 ‘고공 폭격기’ 김신욱이 차지했다. 전날 부산과의 경기에서 시즌 18호 골을 터뜨린 김신욱은 2위 아드리아노(15골·FC서울)를 3골 차로 제쳤다. FC 서울의 미드필더 오스마르는 K리그 외국인 필드플레이어 최초로 전 경기(38) 풀타임 출전 기록을 세웠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카이오#수원#전북#황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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