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신경을 긁는 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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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호 9단 ● 한상훈 7단
본선 8강 3국 9보(153∼168)

이창호 9단의 마지막 카드인 백 ○가 놓이자 반상에는 오랜만에 긴장감이 흐른다. 제법 흑의 신경을 긁는 수. 전반적으론 백이 잘 안 될 것 같은 느낌이지만 흑의 실수가 나온다면 국면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백 ○가 놓인 이상 탈출로가 없어진 좌변 흑은 57로 살아두는 게 정수.

이 대목에서 마침내 관전자들이 궁금해하던 수순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백 58로 끊으면 중앙 흑이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 백 62까지 확실히 흑이 끊겼다. 얼핏 보면 중앙 흑은 고립무원처럼 보인다. 외부로 연결하는 수순이 한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한상훈 7단이 약간 생각을 하더니 자신 있게 흑 63으로 젖힌다. 직접 움직이기 전에 멀리서 지원 사격을 하는 느낌이다. 선수가 되는 곳을 보류하고 먼저 백에게 어떻게 받을 것인지 묻는 것. 이 9단은 괴로운 듯 몸을 뒤척인다. 흑 63에 대한 대응이 까다로웠는지 백 64, 66으로 시간을 번 뒤 백 68로 애매한 행마를 내놓았다. 참고도 백 1은 성립하지 않는다. 흑 10의 급소 한 방으로 쉽게 산다. 그나마 백 68이 가장 까다로운 수. 흑은 살아가기만 하면 이기는데 과연 여기서 항복을 받아낼 수 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제59기 국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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