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나눠보세요… 희망이 생겨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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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協, 금품기부 넘어 정서나눔… ‘아이앤맘’ 등 멘토링서비스 활발

멘토링 단체 ‘아이앤맘’이 10월 15일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 앞에서 나눔 플리마켓(벼룩시장)을 열었다. 아이앤맘 회원들이 행사 후 찍은 단체사진. 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 아이를 목말 태우고 있는 사람이 나하나 씨다. 베스티안화상후원재단 제공
멘토링 단체 ‘아이앤맘’이 10월 15일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 앞에서 나눔 플리마켓(벼룩시장)을 열었다. 아이앤맘 회원들이 행사 후 찍은 단체사진. 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 아이를 목말 태우고 있는 사람이 나하나 씨다. 베스티안화상후원재단 제공
“‘너도 힘들지? 나도 힘들었어.’ 이렇게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힘이 된다는 것을 느꼈어요. 저는 멘토(조언자)지만 멘티(조언받는 사람)의 아픔을 먼저 겪었던 사람이니까요.”

6세 때 유치원 화재로 화상을 입은 나하나 씨(31). 손가락뼈가 녹아 없어질 정도로 심한 화상을 입은 나 씨는 8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지금까지 40차례 화상 관련 수술을 받았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나 씨는 2010년 한국에 들어온 뒤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협력기관인 베스티안화상후원재단에서 운영하는 멘토링 단체인 ‘아이앤맘(I&Mom)’에서 화상을 입은 아이와 엄마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어느 정도 상처를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들을 만나면서 저 스스로 더 치유가 되고 있어요. 특히 멘티를 보면서 제 엄마를 발견하게 됐죠. 멘티의 눈물을 보면서 ‘우리 엄마가 예전에 이렇게 울었겠구나’ 하는 걸 알게 됐고, 엄마의 사랑을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서로 아픔을 공유하고 시간을 나누는 것도 진정한 나눔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눔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부유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에게 돈이나 현물을 나눠주는 일차원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나눔을 주고받는 사람이 함께 참여하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는 것. 나 씨처럼 아프고 힘들었던 경험도 나눔의 원천이 될 수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2014년부터 ‘나눔이음+’라는 브랜드를 내세우며 이같이 달라진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나눌수록 더해지는 나눔을 이어나가자’는 의미를 표현했다. 대표적인 사업이 ‘아이앤맘’ 같은 멘토링(휴먼네트워크) 서비스로 2009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나눔을 줄 수 있는 사람과 나눔이 필요한 사람을 일대일로 연결해 정서적 지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휴먼넷 홈페이지(www.humannet.or.kr)에서 자신에게 맞는 멘토링 단체를 찾아 멘토와 멘티로 등록하면 참여가 가능하다.

이 밖에 저소득층에 식품과 생활용품을 지원해주는 푸드뱅크, 기업과 개인이 손쉽게 사회공헌 활동과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서비스 등 주요 나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관계자는 “한 분 한 분의 나눔이 다양하게 모인다면 더 크고 따뜻한 나눔이 실천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나눔에 쉽게 참여할 수 있고,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존경받는 사회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아이앤맘#나눔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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