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러 갔다가 명품 사갖고 왔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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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침체 속 창고형 할인매장 호황

26일 경기 용인시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에서 방문객들이 가방, 지갑 등 다양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는 29일까지 트레이더스 구성점의 396㎡(약 120평) 규모 행사장에서 ‘블랙 럭셔리 페어’를 열고 프라다, 구치,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최대 80%까지 싼 가격에 판매한다. 이마트 제공
26일 경기 용인시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에서 방문객들이 가방, 지갑 등 다양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는 29일까지 트레이더스 구성점의 396㎡(약 120평) 규모 행사장에서 ‘블랙 럭셔리 페어’를 열고 프라다, 구치,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최대 80%까지 싼 가격에 판매한다. 이마트 제공
26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눈은 특별 행사장에 진열된 고가 수입 브랜드 가방으로 향했다. 루이뷔통 구치 프라다 등 주로 백화점이나 프리미엄아웃렛에서 사던 브랜드의 가방과 벨트 등이 매대를 채웠다. 트레이더스 구성점은 이날부터 29일까지 고가 수입 브랜드의 패션 상품을 최대 80% 할인 판매하는 ‘블랙 럭셔리 페어’를 진행한다.

트레이더스는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 매장이다. 창고형 할인 매장은 일반 대형 마트 매장보다 가격이 더 싸다. 이곳은 대형 마트에서 수요가 많은 주요 상품들만을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콘셉트로 운영된다. 매장 인테리어 등 부수적인 부분의 비용을 줄인 것도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다. 그렇게 보면 창고형 할인 매장은 고가 수입 브랜드를 판매하는 장소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고가 수입 상품을 팔 수 있는 것은 병행수입 덕분이다. 병행수입은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진 공식 수입 업체가 아닌 수입업자에게서 물건을 들여오는 것을 말한다. 보통 공식 수입 가격보다 20∼70% 저렴하게 들여올 수 있다. 전국에 10개 매장이 있는 트레이더스는 병행수입을 통한 상품 공급을 꾸준히 늘려 왔다. 트레이더스는 2011년 30억 원이던 병행수입 상품 매출액이 올해 10배로 늘어난 300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병행수입을 통해 2013년 겨울 선풍적 인기를 누린 ‘캐나다 구스’를 시중보다 30% 싸게 팔면서 창고형 할인 매장은 ‘장 보러 갔다가 고가 수입품을 싸게 사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트레이더스 판매 상품 중 수입 상품 비중은 46%로 절반에 육박한다.

병행수입에 힘입은 창고형 할인 매장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대형 마트 일반 매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태라 더욱 돋보인다. 트레이더스의 올해 1∼10월 매출액의 전년 대비 신장률(기존 점포 기준)은 22.9%에 이른다. 반면 같은 기간 이마트 일반 매장의 매출은 0.4% 감소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 매장인 빅마켓의 매출 신장률은 20.8%인 반면 롯데마트 일반 매장은 ―1.6%다.

노재악 이마트 트레이더스 담당 상무는 “창고형 할인 매장이 빠른 성장을 한 데는 병행수입과 더불어, 창고형 매장의 넓은 공간을 활용한 로드쇼가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더스는 현재 1주와 2주 단위로 임시 매장 형태의 로드쇼를 개최한다. 그동안 캠핑카 보트 할리데이비슨 등의 상품으로 로드쇼를 열어 주목받기도 했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사실 대형 마트 성장이 침체된 이유를 영업 규제와 온라인몰의 성장 등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가 많다. 하지만 같은 오프라인 형태인 창고형 할인 매장의 성장을 보면 결국 변화와 혁신이 성장을 이끄는 기본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대형마트#창고형#할인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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