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 2015 청년일자리 창출 대토론회, 일자리 해답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6일 2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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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동력으로 평가받는 신 분야의 토론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문화·체육·관광 2015 청년일자리 창출 대토론회(동아일보, 국민체육진흥공단 공동 주최)‘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렸다. 그동안 산업 분야 전체의 고용 창출과 관련된 토론회는 많았지만 고부가 가치의 신성장 산업인 문화, 체육, 관광 분야에 한정된 일자리 관련 토론회는 드물었다.

이날 행사에는 문화, 체육, 관광 관련 학과 대학생들과 한국야구위원회 산하 야구발전위원회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신용한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위원장은 ‘청년 도전정신과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기조발표를 했고,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축사를 통해 “정부는 새로운 성장 동력인 문화, 예술, 체육, 콘텐츠, 관광 관련 산업이 질 높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정책을 세우고 전담 조직도 만들어 일자리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분야별 주제 발표와 토론에 앞서 인사말을 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신성범 의원(새누리당)은 “젊은 분들이 많이 와 있는 것 같다. 그만큼 문화, 체육, 관광 분야 일자리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이 많다는 의미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안민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에 예산을 심사하면서 2016년 스포츠 강사 관련 예산을 증액해 강사 일자리를 많이 늘릴 수 있도록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문화예술 △문화콘텐츠 △스포츠 △관광 등 4개 분야에서 발제자로 나선 전문가들의 발표 내용을 정리했다.

●문화예술(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


문화예술 분야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 얘기는 오래 전부터 해 왔지만 ‘일자리를 몇 개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얘기는 허상이라고 본다. 문화예술 분야 일자리 지원 현황을 보면 정부가 2015년에 군부대나 노인·장애인·교정시설 등에 파견한 예술 강사가 7700여 명이다. 이런 식으로 정부가 재정을 직접 투입해 늘릴 수 있는 일자리는 많아야 1년에 1만 개 정도다. 재정을 직접 투입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전문 예술법인에 대한 경영 지원이나 박물관, 미술관 같은 공공 문화예술 분야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학예사, 무대예술 전문인, 문화예술 교육사 등의 자격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고용뿐 아니라 창업, 작업환경 개선, 진로 교육 등 다방면에서 입체적 접근이 있어야 한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늘리기 위한 재정 투입보다는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콘텐츠(일 자체)를 먼저 발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화콘텐츠(황보택근 가천대 교수)

게임, 음악, 출판, 영화 등 문화콘텐츠 산업은 창조적 인력들이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조 경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문화콘텐츠는 자체 소비도 많지만 다른 산업과 연계해 파급 효과를 높여 신규 시장을 창출할 수도 있다. 선진국에서는 콘텐츠 산업의 성장 속도가 다른 산업에 비해 2~4배 빠르다. 한국도 세계 7위권의 콘텐츠 소비 강국이다.

특히 콘텐츠 산업은 청년층의 선호도가 높은 분야다. 2013년 기준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 종사자 수는 62만 명이다. 이 중 29세 이하가 31%다. 전체 산업의 29세 이하 종사자 비율(14.8%)보다 2배 이상 높다. 하지만 한국의 콘텐츠 산업 고용 특성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고용 계약을 하다 보니 계약직 비율이 높아 일자리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창작 및 기획 분야의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교육기관에서는 제작 분야의 초급 인력을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도 아쉽다. 대학과 기업 간의 네트워크 강화가 필요하다.

●스포츠(박세혁 한국스포츠산업·경영학회 회장)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젊은 스포츠 지도자들의 해외 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국기인 태권도를 통한 해외 일자리 창출은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세계태권도연맹(WTF) 회원국이 206개나 된다. 2014년 국기원이 발간한 교육백서를 보면 약 100만 명의 태권도 유단자를 배출한 것으로 돼 있다. 또 대한체육회에 등록돼 있는 태권도 선수만 1만1120명이다. 해외 진출을 생각하는 스포츠 지도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도 있다.

스포츠산업은 성장 및 고용 창출 잠재력이 다른 산업에 비해 큰 신성장 산업이다. 하지만 사라지는 일자리 또한 많아 일자리 소멸률이 산업 전체에 비해 높은 편이다. 임시·일용직 비중도 전체 산업 평균에 비해 높아 일자리 질도 낮다. 일자리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고용이 안정되고 임금 및 복지 혜택이 제대로 보장되는 좋은 일자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포츠 분야에서 많은 관련 자격증이 발급되고 있다. 하지만 자격 검증 및 사후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채용 주체가 지원자의 자격증만 보고 채용하기 쉽지 않은 문제도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

●관광(장병권 호원대 교수)

2009년 700만 명대이던 외국인 관광객이 2014년 1400만 명까지 증가하면서 고용 확대를 가져왔듯이 일자리 확대 차원에서 국내 관광 수요도 늘려야 한다. 대규모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학교 정화구역 안이라도 유해하지 않은 관광호텔 건축이 가능하도록 법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 5년 동안 관광호텔 객실 증가에 따른 신규 채용은 7만1843명, 이직자는 6만1003명으로 1만840명의 순 채용 증가가 있었다. 스포츠나 환경 분야는 관광산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새로운 상품을 발굴할 수 있는 영역이다. 요트 투어나 생태 관광 등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

취업난과 구인난이 함께 발생하는 인력수급 불균형, 즉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관광업계와 교육기관, 정부가 참여하는 청년취업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협력 네트워크 구축도 관광산업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과제 중 하나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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