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교수 박석재 “송유근 논문 표절은 내 불찰이다…유근이에게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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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1월 25일 1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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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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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박석재 “송유근 논문 표절은 내 불찰이다…유근이에게 미안”

미국천문학회(American Astronomical Society)가 송유근 군(17)이 제1 저자로 참여한 논문을 표절 문제로 철회한다고 밝힌 가운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총장 이은우)이 이에 대해 심층 검토하고 적절한 조처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갑동 UST 학생처장과 송유근 군의 지도교수인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KASI) 연구위원은 25일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UST 사이언스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유근 군의 논문 표절 문제가 발생한 과정과 향후 계획, 학교 측의 대책 등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박 연구위원은 “모든 일이 제 불찰에서 비롯됐다. 유근이에게 미안하다”며 “유근이가 더 훌륭한 논문을 써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천문학회 측은 송유근 군이 10월 10일 ‘천체물리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이 지도교수인 박 연구위원의 2002년 논문과 거의 동일하다며 논문 철회 결정을 내렸다고 25일(현지시각) 밝혔다.

미국천문학회는 “과학자들은 흔히 컨퍼런스 프러시딩을 피어리뷰(동료 심사) 저널에 기고하기 전 초안을 내는 용도로 사용한다”면서도 “이번 경우 2002년 책에 실린 내용과 2015년 송 군의 논문은 많이 겹친다”고 철회 이유를 밝혔다.

박 연구위원의 2002년 논문은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CTP)에서 학술대회 발표 자료를 묶어 만든 책인 ‘블랙홀 천체물리학(Black Hole Astrophysics)’에 실려 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은 “제가 발표한 2002년 논문과 송유근 학생이 발표한 논문을 펼쳐 놓고 보면 70%는 같은 내용”이라며 “하지만 이는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한번 정리한 것으로 논문의 결론은 학술적 성과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랙홀 천체물리학(Black Hole Astrophysics)을 이해하는데 제시된 방정식도 수치적으로는 풀릴 수 있는 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송유근 학생은 새로운 가정을 도입해 이 방정식의 수치 계산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이어 “특히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는 전세계적으로 20여명에 불과하다”며 “최초 논문 게재가 결정된 것도 이를 이해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논문 형식을 갖추는데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박 위원은 “자기표절(Self-Plagiarism) 로 지적된 논문은 제가 2002년 국내 학회에서 발표한 것”이라며 “워크숍 발표문은 논문으로 보지 않는다는 고정관념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송유근 학생이 하루 빨리 조금 더 넓은 무대에서 능력을 발휘하길 바래 서두른 측면도 없지 않다”며 “모든 것은 저의 책임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졸업마저 연기된 만큼 더 좋은 논문 쓸 수 있도록 해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최근 박사학위 논문심사를 통과한 송유근 군은 이번 논문 철회로 박사학위 논문심사 청구에 필요한 졸업 자격을 상실한 것이 돼 내년 2월 박사학위 취득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8세에 대학에 입학해 화제가 된 송유근 군은 최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해 내년 2월 만 18세3개월의 나이로 국내 최연소 박사가 될 예정이었다.

박 처장은 송유근 군의 학위 취득과 관련해 논문 철회로 “학위수여 요건 중 하나인 ‘SCI급 국제저널에 1저자 논문 1편 이상 게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며 “내년 2월 박사학위 취득은 미루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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