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교수 박석재 연구위원 “송유근 논문, 과학적 내용 문제없다…돌은 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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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1월 25일 1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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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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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 박석재 연구위원 “송유근 논문, 과학적 내용 문제없다…돌은 내게”

미국천문학회(American Astronomical Society)가 송유근 군(17)이 제1 저자로 참여한 논문을 표절 문제로 철회한다고 25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밝혀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송유근 군의 지도교수인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은 “과학적 내용이 문제된 것은 없다”면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해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송유근 군이 제출한 논문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박 연구위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오늘 아침 Astrophysical Journal(천체물리학저널) 편집자로부터 위원회에서 표절판정이 내려졌다고 메일이 왔다”며 “저는 전혀 걱정을 하지 않고 있던 상태라 너무 놀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유는 한 마디로 2002년 국내 워크숍 발표문(‘논문이 아니라 프로시딩’이라고 강조)이 참고문헌에 누락됐다는 것”이라며 “이번에 너무 문제가 커졌고 워크숍 발표문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해서 그런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박 연구위원은 “유근이의 첫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이 철회됐다”고 인정하면서 “두 번째 논문은 막 제출 예정이었는데 연기가 불가피해졌다”고 전했다.

송유근 군의 박사 학위 취득 문제와 관련해선 “유근이가 박사시험을 응시할 기본 요건이 SCI논문 하나”라면서 “제 생각에는 박사시험을 통과한 것 자체가 취소될 것 같다. 유근이의 내년 2월 졸업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취소된 논문과 막 제출할 논문을 합해서 아무런 하자가 없는 논문을 다시 제출할까 한다”며 “어차피 1년 졸업이 늦춰진 이상 다른 분야 SCI 논문들도 추가해서 유근이를 더 나은 박사로 만들어 졸업 시키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송유근 군의 논문이 표절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과학적 내용이 문제가 된 것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논문의 식은 다른 논문 어디에도 없는, 유근이가 물리학을 가정하고 유도한 식이다. 이 식이 다른 논문에 똑같은 것이 있다면 제가 천문연구원을 떠나겠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논문의 핵심인 편미분방정식 유도는 유효하나 자신이 2002년 발표한 자료의 일부를 이번 논문에 인용하면서 이를 명시하지 않은 게 문제가 됐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 한 것.

박 연구위원은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유근이는 제 지도를 받아 공부한 죄밖에 없다. 돌을 던지려면 저에게 던지시라”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천문학회 측은 송유근 군이 10월 10일 ‘천체물리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이 지도교수인 박 연구위원의 2002년 논문과 거의 동일하다며 논문 철회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미국천문학회는 “과학자들은 흔히 컨퍼런스 프러시딩을 피어리뷰(동료 심사) 저널에 기고하기 전 초안을 내는 용도로 사용한다”면서도 “이번 경우 2002년 책에 실린 내용과 2015년 송 군의 논문은 많이 겹친다”고 철회 이유를 밝혔다.

박 연구위원의 2002년 논문은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CTP)에서 학술대회 발표 자료를 묶어 만든 책인 ‘블랙홀 천체물리학(Black Hole Astrophysics)’에 실려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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