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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여론몰이는 좌우 모두의 문제… 그냥 두면 자정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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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여론몰이는 좌우 모두의 문제… 그냥 두면 자정 안돼”

김지영기자 입력 2015-11-25 03:00수정 2015-11-25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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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장편 ‘댓글부대’ 낸 신문기자 출신 소설가 장강명 씨
장강명 씨는 새 장편 ‘댓글부대’에 대해 “극단적인 이야기를 통해 인터넷 여론에 휘둘리는 시대의 취약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 장강명 씨(40)의 새 장편 ‘댓글부대’(은행나무)가 출간된다. 국가정보원 댓글사건을 모티브 삼아 쓴 소설이다. 올해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기자에 이어 소설가의 삶을 살아온 지난 4년간 그는 문학동네작가상과 한겨레문학상 등 네 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요즘 만나는 다른 작가들이 “요즘 한국 소설은 장강명만 쓰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 ‘대세’다. 》


최근 만난 장 씨와 ‘댓글부대’ 얘기를 나눴다. 짐작되듯 사회성 짙은 작품이다. 상품 평이나 유학 후기를 지어내던 인터넷 여론 조작단 ‘팀-알렙’은 진보 사이트에 타격을 입혀 달라는 거액의 제안을 받고 댓글을 이용해 사이트를 교란시킨다.

“인터넷에선 많은 누리꾼이 언론이나 공신력 있는 기관을 이유 없이 불신하고 근거 없는 주장을 신뢰한다. 인터넷의 전파력이라는 게 엄청난 건데 자정 능력은 낮고.” 인터넷 여론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작가는 “그냥 두면 자정되리라는 건 순진한 믿음”이라면서 단호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얼핏 여론 조작을 하는 권력의 문제점을 지적한 듯싶지만 ‘팀-알렙’이 진보 사이트의 폐쇄성을 역이용해 사이트를 붕괴시키는 부분에 이르면 진보 진영의 모순에 대한 비판으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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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그는 “진보, 보수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보수 사이트라고 이성적으로 논의하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짧은 구호와 감정적인 말로 여론몰이를 하는 건 진보고 보수고 할 것 없이 취약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소설이 나오면 ‘일베 작가’로 불릴지, ‘좌빨 작가’로 불릴지 모르겠다. 모두를 불편하게 할 것 같다”며 “누구에게도 ‘아부’하지 않고 쓰고 싶은 대로 쓰겠다는 마음으로 집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소설을 마쳤더니 세 모자 사건이 허위라는 발표가 나오더라. 저예산 여론 조작의 실체가 아니냐”면서 “소설이 현실을 못 따라가는 것 같다”며 웃었다.

작가는 이 소설이 이름을 알리게 된 ‘4·3평화문학상’을 떠올리면서 “제주도4·3사건이 광복 직후 우리 공동체가 정신적 혼란기에 있을 때 일어난 것이었는데, 지금이 그 정도로 혼란스러운 건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장 씨는 “합리적 보수, 합리적 진보가 많아지길, 진영 간 서로 지향점이 다를 수 있지만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모습을 보길 기대한다”며 아쉬워했다.

삼포세대의 절망을 그린 소설 ‘한국이 싫어서’ 등 그의 소재 감각은 신문기자라는 전직에 빚졌다. “장편을 쓴다는 게, 기자로 일할 때 기획 기사를 쓰는 것과 비슷하더라. 이야기라는 콘티를 짜고, 취재를 하고, 살을 붙이고. ‘댓글부대’만 해도 그렇다. 내가 PC통신 1세대이긴 해도 인터넷 활동을 열심히 해온 건 아니었다. 소설을 쓰기로 했을 때 문제의식을 갖고 관련 사이트들을 ‘빡세게’ 취재해서 썼다.”

그는 문단의 대세이자 빠른 다산성의 작가다. 웹진에 연재했던 SF소설 ‘목성에선 피가 더 붉어진다’와 예스24에 연재했던 좀비소설 ‘눈덕서니가 온다’도 내년에 출간된다. 남북 관계를 소재로 삼은 장편도 집필 중이다.

하지만 그는 “그때그때 트렌드를 포착해서 쓰는 데 그치면 작품 수명이 길어지기 어렵다”며 “시간을 오래 견디는 소설을 쓰는 게 나의 바람이고 도전”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장강명#댓글부대#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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