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날 때까지… 현대重 사장단 급여 전액 반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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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급 이상 750명도 10∼50%… 2016년부터 초유의 긴축 돌입

현대중공업이 흑자가 발생할 때까지 그룹 전(全) 계열사 임원이 급여 전부 또는 일부를 반납하는 등 사상 초유의 긴축경영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21일 긴급 사장단회의를 연 데 이어 23일 전 임원회의를 열고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이렇게 결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현대중공업그룹 주요 계열사 6곳(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종합상사 현대오일뱅크 하이투자증권)의 사장단 7명은 급여 전액을 반납한다. 계열사 임원 300여 명은 직급에 따라 급여의 최대 50%를 반납하고, 조선 관련 계열사 3곳은 부서장(부장급) 450여 명도 급여의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해양플랜트의 무리한 저가 수주로 인한 공사비용 증가, 경기 불황 등으로 인해 3조2495억 원의 적자를 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해 10월 임원 262명 가운데 81명(31%)을 감축했고, 올해 초엔 1300여 명이 희망퇴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가가 최근 배럴당 40달러대로 하락하고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3분기(7∼9월)에도 678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재는 2013년 4분기(10∼12월)부터 8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1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현대오일뱅크 등 실적이 양호한 계열사들도 모 기업의 위기 극복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긴축경영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23일 임원회의에서 “정주영 창업자 탄생 100주년을 맞아, 회사 상황이 어려워진 것에 대해 창업자의 뜻을 계승하지 못한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회사 간부들부터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특단의 조치를 통해 위기 극복에 전력을 다하자”고 말했다. 또 “이번 조치는 ‘2016년 흑자 달성’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그룹 전 계열사 임직원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을 지켜보는 많은 국민, 고객, 주주들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동결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하면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위원장 선거로 집행부가 교체되면서 지난주에 협상을 중단했다. 다음 달 초에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 협상 일정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현대차#흑자#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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