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이장 문제로 다투다…엽총으로 조카 2명 쏜 70대男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3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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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남성이 묘지 이장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엽총을 쏴 조카 1명이 숨지고, 또 다른 조카 1명도 중상을 입었다.

전남 고흥경찰서는 박모 씨(73·부동산업)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23일 밝혔다. 박 씨는 이날 오전 9시 48분 전남 고흥군 영남면 한 뒷산에서 친인척 5명과 시제를 지내던 중 큰 조카(69)와 작은 조카(56)에게 4m앞에서 엽총을 두발 쐈다. 작은 조카는 현장에서 숨지고 큰 조카는 심장 근처에 총알이 박혀 중태다.

박 씨는 최근 조상 묘 이전 문제를 놓고 친척들과 다퉜으며, 이날 조카들이 “왜 혼자 이장을 결정했냐”고 따지자 자신의 승용차에 있던 엽총을 꺼내와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후 승용차를 타고 달아난 박 씨는 오전 10시 반 고흥군 동강면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박 씨가 사용한 엽총은 허가 받지 않은 불법 총기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는 경찰조사에서 “1980년경 서울의 한 지인에게 선물 받았던 엽총 2정 가운데 1정은 팔고 나머지 1정을 허가 없이 불법 불법으로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박 씨가 평소 조카들과 자주 다퉜다는 주변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동기를 조사 중이다.

고흥=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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