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이장 문제로…다투다 엽총으로 조카 2명 쏜 70대男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3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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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남성이 조상 묘지 이장 문제로 친척들과 다투다 엽총을 발사해 조카 1명이 죽고 다른 조카 1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사용한 엽총이 사용허가를 받지 않은 총기인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전남 고흥경찰서는 23일 묘 이장 문제로 다투다 엽총을 발사해 조카 1명을 살해하고 다른 1명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 등)로 박모 씨(73)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박 씨는 이날 오전 9시 50분경 고흥군 영남면 한 뒷산에서 시제를 지내던 중 큰 조카(70)와 작은 조카(57)에게 잇달아 엽총을 발사했다. 작은 조카는 현장에서 숨지고 큰 조카는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박 씨는 며칠 전 선산에 있던 조상 묘소 2기를 인근으로 이장한 것과 관련해 조카들이 “묘지 이장을 왜 혼자 결정했느냐”며 따지자 말다툼을 벌였다. 박 씨는 홧김에 승용차에 있던 엽총을 꺼내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박 씨는 범행 직후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으나 같은 날 오전 10시 반 범행현장에서 20여 ㎞ 떨어진 고흥군 동강면 인근에서 긴급 배치된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박 씨가 범행에 사용한 엽총이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은 총기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씨는 경찰에서 “1980년경 서울의 한 총포상에게 선물 받았던 엽총 2정 가운데 1정은 팔고 나머지 1정을 허가 없이 보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박 씨가 평소에도 엽총으로 자주 사냥을 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흥=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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