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환자,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 가면 도움 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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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폐암의 날… 폐암학회 인식조사로 본 ‘폐암 오해와 진실’

폐암 환자는 공기 좋은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하나?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은 폐암 진단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담배를 끊고 얼마가 지나야 폐암 발생률이 줄어들까?

폐암은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을 가진 병이다. 조기 발견이 어렵고 전이가 빨라 생존율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년 1만7000여 명이 폐암으로 사망한다. 하지만 폐암에 대한 공포에 비해 잘못 알려진 상식도 많다. 대한폐암학회는 26일 폐암의 날을 앞두고 전국 주요 도시의 960여 명과 폐암 전문의 200여 명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드러난 폐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정리해 봤다.

일반인 설문자의 70%는 폐암 환자가 공기가 좋은 지역으로 이사를 가면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폐암 전문의들은 ‘실증적 근거가 없는 잘못된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공기 좋은 곳에서 사는 것과 폐암 발생률은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폐암 학회는 “오히려 응급 의료 시설이 있는 도시 지역과 멀어져 응급 진료를 받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더 위험하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은 현재의 건강검진으로 폐암 등 중증 암을 진단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폐암 전문의들은 기존 X선 검진으로는 조기 진단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설문에 응한 폐암 전문의들은 만장일치로 폐암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저선량 CT 폐암 검진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폐암 전문의 74%는 저선량 CT 폐암 검진을 권고하였을 때 검진비용(약 20만 원)에 대하여 환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폐암선별검사연구(NLST)는 55∼80세 흡연자에게 저선량 CT 폐암 검진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폐암 CT 검진이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는다. 폐암학회 조문준 이사장(충남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은 “폐암 검진은 방사능 노출로 인한 부작용 우려보다 이득이 훨씬 많다”라며 “국민건강증진기금, 담뱃세 인상분을 이용해 저선량 CT의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연한 뒤 폐암 발생 위험이 떨어지는 시점에 대해서도 일반인과 폐암 전문가 사이에 인식 차가 존재했다. 일반인 응답자의 68%는 금연 후 10년이 지나면 폐암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와 같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폐암학회는 최소 15년은 지나야 위험성이 같아진다고 진단했다.

한편 폐암학회는 26일 오후 1시부터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에서 ‘변우민과 함께하는 편견 속의 폐암’을 주제로 폐암의 날 행사를 연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원로 교수의 폐암 이야기 △변우민의 금연 성공담 △퀴즈로 푸는 재미있는 폐암 이야기 등의 행사가 마련된다. 또 학회는 폐암에 대한 153가지 궁금증을 풀이한 ‘폐암 무엇이든 물어 보세요’ 책자를 발간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또한 학회 홈페이지(www.lungca.or.kr)에서 e북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대한폐암학회(02-741-8540)에 선착순 사전 예약을 하면 된다.

유근형 noel@donga.com·이진한 기자·의사
#폐암#공기#폐암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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