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백김치 - 깍두기에 설렁탕 한그릇 뚝딱… 주방 들러 악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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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前대통령 서거]“내가 기억하는 YS는…” 눈길끄는 인연 3제
단골 설렁탕-국숫집 사람들

“백김치, 깍두기에 설렁탕 한 그릇을 뚝딱 비우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에 서울 은평구 ‘봉희설렁탕’ 주방장 김순봉 씨(65·여)의 눈가가 붉어졌다. 이 식당은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찾던 곳이다. 김 씨는 “(김 전 대통령이) 식사를 하러 오시면 영부인과 함께 주방에 들어와 악수를 하고 가시기도 했다”고 했다. 33년째 이 식당 주방을 지켜온 김 씨는 김 전 대통령이 취임하던 1993년에 청와대 행사에 초대받아 설렁탕 800여 그릇을 대접하기도 했다.

1982년 문을 연 봉희설렁탕과 김 전 대통령이 인연을 맺은 건 민주산악회 활동을 하면서다. 군부독재 시절 당시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던 김 전 대통령이 북한산을 갈 때 자주 드나들면서 한때 식당 주인이 오해를 받아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한 차례 주인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김 전 대통령 흔적이 남아 있다. 가게 안 별실 벽면에는 재임 시절 식당 직원과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

또 다른 단골집인 서울 서초구 국숫집 소호정도 여전히 김 전 대통령과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소호정은 1980년대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소개로 인연을 맺었다. 식당 주인 임동열 씨(65)는 김 전 대통령이 1995년 가게를 찾아 남긴 방명록과 취임 이후 매년 보내온 연하장을 꺼내 보여줬다. 한자(漢字)로 쓴 방명록에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이 쓰여 있었다. 임 씨는 “국숫집을 운영하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소식을 접했다’며 어깨를 두드려주던 김 전 대통령을 잊지 못한다. 올 초에도 연하장이 와 기뻐했는데 갑작스럽게 (서거) 소식을 들으니 가슴이 먹먹하다”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박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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