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金’중 홀로 남은 JP “가서 봬야지…” 끝내 눈물 쏟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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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前대통령 서거]정치권, 여야 없는 조문행렬

JP “신념의 지도자… 너무 애석하다”



휠체어를 탄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왼쪽)가 22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JP는 YS를 ‘신념의 지도자’라고 평가하며 “더 살았으면 좋았으련만 너무 애석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진공동취재단
JP “신념의 지도자… 너무 애석하다” 휠체어를 탄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왼쪽)가 22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JP는 YS를 ‘신념의 지도자’라고 평가하며 “더 살았으면 좋았으련만 너무 애석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어이구, 어이구….”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오른팔’ 격인 최형우 전 내무장관은 22일 오전 11시 반경 고인의 빈소에 들어서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영정 앞에 털썩 주저앉아 서럽게 곡을 했다.

‘민주화 동지’였고, ‘YS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이었던 그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최 전 장관은 1997년 자신의 대선 도전에 제동을 건 YS에 대해 격렬하게 반발했다. 그 무렵 중풍에 걸려 지금도 거동이 어렵다.

영정 앞에 주저앉은 최형우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던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이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고 있다. 최 전 장관은 YS의 오른팔로 불린 최측근 중 한 사람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영정 앞에 주저앉은 최형우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던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이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고 있다. 최 전 장관은 YS의 오른팔로 불린 최측근 중 한 사람이다. 사진공동취재단
○ 오열한 ‘우(右)형우’

최 전 장관과 함께 빈소를 찾은 부인 원영일 여사는 “(최 전 장관이) 충격을 받아 잘 못 걷는다”고 말했다. 최 전 장관이 빈소에서 회한과 슬픔이 담긴 듯한 격정적인 말들을 쏟아내자 원 여사는 “이러다 오늘 쓰러진다”며 안타까워했다.

최 전 장관은 상도동계 1세대다. 특히 김동영 전 정무장관(1991년 작고)과 더불어 YS의 ‘오른팔, 왼팔’을 자처한 ‘투 톱’이었다. 김 전 장관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암 투병 사실을 숨긴 채 대선 한 해 전 저세상으로 떠났다.

이날 김덕룡 홍인길 전 의원, 이원종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 상도동계 인사들은 앞다퉈 상주를 자처하며 빈소에서 YS 차남인 현철 씨와 장례 절차를 논의하고 조문객을 맞았다.

○ 김무성 “나는 YS의 정치적 아들이다”

YS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 새벽부터 정관계 인사를 비롯해 3200여 명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한목소리로 “민주화의 상징이 떠났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빈소로 전화를 걸어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분은 김영삼 대통령밖에 없다”고 애도했다. 반 총장은 YS 정부 시절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여야 대표도 오전에 조문했다. 이날 오전 8시 빈소를 찾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나는 김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라며 “고인이 가시는 길을 정성을 다해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문 도중 흐느낀 김 대표는 “상주 역할을 하겠다. 장례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빈소를 지키겠다”고 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대한민국의 큰 별이 가셨다. 애통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 최고위원과 함께 조문한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기자들에게 “(YS가 일주일 전 서 최고위원 꿈에 나타나) 서 총무 잘하라고 해서 ‘한번 찾아가야 되겠다 싶었다’고 서 최고위원이 말했다”고 전했다. 서 최고위원은 YS 정부 시절 여당 원내총무(지금의 원내대표)를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오전 11시경 이종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조문했다. 문 대표는 조문 직후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김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정신과 철학을 우리가 다시 기리고 계승할 때”라고 강조했다.

○ 줄 이은 조문 행렬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 나라의 마지막 남은 민주화의 상징이 떠났다”며 아쉬워했다. YS 재임 시절 마지막 국회의장을 지낸 김수한 전 의장은 오전 2시 반경 가족 등 친인척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장례식장을 찾았다. 김 전 의장은 26일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할 예정이다. 오정소 전 국가보훈처장은 “너무나 대통령다우셨던 분이고, 인간적 매력이 넘치는 분이었다”며 고인을 회상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는 23일 이희호 여사와 함께 합동 조문에 나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이날 “고인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인생에도 영향을 끼친 분이다”라며 “손명순 여사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도 “정치 지도자로서, 대통령으로서 민주주의와 대한민국 발전에 이바지한 고인의 삶과 업적을 국민은 기억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대한민국헌정회는 “(YS는) 재임 시 금융실명제, 지방자치제, 총독부 건물 철거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애도했다.

빈소를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광장에서 일반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YS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했던 새정치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도 빈소를 찾아 “YS는 정치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인 ‘담대한 용기’를 우리에게 가르쳐 줬다”고 애도했다.

길진균 leon@donga.com·권오혁·차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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