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뷰스]미래를 준비하는 고속도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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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국토의 대동맥이자 역동적인 경제 성장의 상징인 고속도로가 최근 들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주말이면 수도권을 지나는 경부·중부고속도로에서 서울 방향 60여 km 구간의 정체가 6시간 넘게 지속된다. 평일 출근시간대 신갈 분기점∼판교 나들목(IC) 구간은 평균 속도가 시속 16km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국민 생활이 불편해지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원인은 간단하다. 좁은 길에 차가 많이 몰리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는 건설된 지 45년이 됐다. 수도권 인구는 1970년 888만 명에서 2010년 2346만 명으로 약 2.6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경부고속도로 평균 통행량은 5800여 대에서 8만6000여 대로 15배로 증가했다. 앞으로 서울 및 경기의 위례신도시와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등 신도시 입주가 진행되면 수도권 교통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부고속도로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1970년 고속도로 전체 길이는 400km에 불과했고, 1인당 국민소득은 257달러에 그쳤다. 지금은 고속도로망이 4000km로 늘었다. 1인당 소득은 3만 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전국의 지역 간 평균 이동시간은 307분에서 187분으로 45년 새 40% 단축됐다. 30분 내에 고속도로 나들목에 접근할 수 있는 지역 면적도 국토의 14%에서 64%로 확대돼 국토가 고루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실시한 평가에서 한국의 국가 경쟁력은 2013년 25위에서 2014년 26위로 하락했다. 인프라 부문은 11위에서 14위로, 특히 도로 인프라의 질은 15위에서 18위로 떨어졌다. 인프라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교통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민 생활의 불편을 키우고 산업 전반의 발전과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곧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시작된다. 그동안 효율적인 사업 방식을 고민하고 재원을 조달할 방안을 마련하느라 시간이 걸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단순한 토목 사업이 아니다.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업이다. 토목건축 기술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융·복합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고속도로가 될 것이다.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미래 사회의 대표적 기술인 사물인터넷(IoT)이 적용되는 ‘스마트 하이웨이’로 건설된다. 통행권을 뽑지 않고 고속으로 주행하면서 자동으로 통행료를 결제하는 ‘스마트 톨링’도 적용된다. 차량과 차량, 차량과 도로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아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때문에 사고가 줄고 교통 흐름도 좋아지게 된다. 무인자동차가 운행할 수 있는 도로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로 인해 국민들에게 가장 편리하고 안전한 도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외 시장에서 도로교통 산업이 첨단 기술, 민간의 금융기법과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온 경부고속도로처럼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견인차가 될 것이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고속도로#경제#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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