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청계천 책방]아이들 눈엔 똥이 꽃이려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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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유달리 똥 이야기에 열광한다. 아이 있는 집마다 독일 작가 베르너 홀츠바르트의 그림책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사계절)가 있는 걸 보면 더욱 그런 것 같다. 똥은 ‘까르르’를 부르는 마법의 주문이다. 신간 ‘똥 속의 하늘’은 동화 ‘강아지똥’으로 사랑받은 고(故) 권정생 작가의 작품 세계를 분석한 책이다. ‘강아지똥’은 버려진 똥이 별을 그리다가 민들레에게 스며들어 별과 같이 빛나는 꽃이 된다는 이야기. ‘똥 속의 하늘’은 이런 이야기 속에 구원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해석한다.

문학 텍스트에 관한 해석은 수용자의 몫이다. 얼마 전 아이유의 노래를 둘러싸고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에 대한 해석 논란이 있었다. 바라보는 시선이 똥이냐 꽃이냐에 따라 똥은 똥이 되기도 하고, 별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똥에서 꽃을 보는 걸까. 까르르.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강아지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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