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1000만 안티팬 마음 돌려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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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 ‘도쿄돔 기적’에 찬사
“이대호, 이승엽 뒤를 잇는 해결사”

오재원을 ‘열사’로 패러디해 만든 합성 사진(왼쪽 사진). 개봉을 앞둔 영화 ‘대호(大虎)’의 배급사는 이‘대호’(大浩)를 합성한 포스터를 공개했다.
오재원을 ‘열사’로 패러디해 만든 합성 사진(왼쪽 사진). 개봉을 앞둔 영화 ‘대호(大虎)’의 배급사는 이‘대호’(大浩)를 합성한 포스터를 공개했다.
숙적 일본을 꺾고 ‘도쿄돔의 기적’을 만들어 낸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에게 팬들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9회초 대타로 나와 안타를 때려 내며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한 두산의 주장 오재원(30). 승부욕이 강한 그는 국내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의 다툼으로 벤치 클리어링을 유발하거나, 욕설을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두산을 제외한 9구단 팬들에게는 ‘밉상’ ‘식빵’(입이 거칠어 붙은 별명) 등으로 불렸다. 그러나 일본전이 끝난 뒤에는 10개 구단 팬 모두가 한마음으로 그를 칭찬하고 있다.

안타를 때려 낸 뒤 1루로 뛰며 일본 더그아웃 앞쪽에서 주먹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를 한 것, 타자 일순 후 만루에서 홈런성 타구를 날린 뒤 자신 있게 배트를 내던진 모습 등이 통쾌했다는 것. 누리꾼들은 “오재원이 1000만 ‘안티 팬’의 마음을 돌려놨다” “상대팀일 때는 미웠던 오재원이 같은 편이 되니 든든하다” “오재원 너의 죄를 사하노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두산 팬들은 “우리 주장 더는 미워하지 마세요”라며 오재원의 각종 미담을 소개하고 있다. 오재원에게는 ‘안중근 의사’를 패러디한 ‘오 열사’라는 애칭도 붙었다.

역전 결승타를 친 이대호(33·소프트뱅크)에게는 한국의 4번 타자다운 활약이었다는 칭찬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이제 국민타자 이승엽의 뒤를 잇는 해결사는 이대호”라고 말했다. 트위터 사용자 ‘mando*****’는 “한국의 장점은 이대호를 보유한 나라라는 것. 그러나 단점은 이대호가 한 명뿐이라는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영화 투자배급사 뉴(NEW)는 페이스북을 통해 개봉을 앞둔 영화 ‘대호’의 포스터에 이대호를 합성한 포스터를 공개했다. 원본 포스터에 있는 ‘총을 들어 지키고 싶은 것이 있었다’는 문구는 ‘배트를 들어 치고 싶은 것이 있었다’로, ‘어느 산이 됐건 산군님들은 건드리는 게 아니여’라는 문구는 ‘어느 리그가 됐건 조선의 4번 타자는 건드리는 게 아니여’로 바뀌었다.

한편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트위터를 통해 일본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대호, 정근우(한화), 정우람(SK), 이현승(두산)의 경기 후 사진과 사인을 공개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리미어12#오재원#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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