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까지 바래다준 소개팅남, 알고보니 ‘도둑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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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1월 20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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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까지 바래다주는 소개팅남의 센스. 현관문 열리는 것까지 확인하고서야 뒤돌아가는 그의 모습에 푹 빠져버렸는데요, 남자가 집중했던 건 여자의 손 끝. 소개팅녀의 현관 비밀번호를 외워 다음날 귀중품을 홀랑 털어가 버린 남자를 검거했습니다. 여러분 소개팅이 이렇게 위험한 겁니다.”

20일 부산지방경찰청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흥미로운 범인 검거 사연이다.

추가 설명을 하면 이렇다.

부산진구에 거주하는 간호사 강모 씨(29·여)는 2년 연상의 남성 이모 씨와 얼마 전 소개팅을 했다. 첫 인상은 괜찮았다. 남자가 처음 만난 날 자신의 집 앞까지 배웅해 준 것. 그는 강 씨가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까지 지켜본 뒤에야 돌아가는 친절을 베풀었다.

그런데 다음날 집에 도둑이 들었다. 화장대 서랍 안에 있던 시가 100만 원 상당의 금팔찌와 시가 30만 원 상당의 금반지가 사라진 것.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부산진경찰서)은 피해자의 집 앞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용의자를 검거했다. 용의자는 바로 피해 여성에게 매너 넘치는 행동으로 호감을 샀던 이 씨였다. 그가 소개팅 날 집까지 바래다 준 이유는 결국 강 씨의 현관 비밀번호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던 것.

경찰은 이 씨로부터 장물 두 점을 100만 원에 구매한 창원의 한 귀금속점 주인도 함께 검거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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