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이 사실로’ 검은 커넥션에 불편한 K리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20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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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복 전 경남FC 사장. 스포츠동아DB
안종복 전 경남FC 사장. 스포츠동아DB
프로축구 심판 2명, 경남FC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
프로축구연맹, “무관용 원칙으로 엄격히 대처” 사과문
축구계, “불편한 루머 사실로…모든 비리 뿌리 뽑아야”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꼴이다.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된 축구 심판들의 검은 비리로 인해 K리그가 큰 위기를 맞이했다. 부산지검은 19일 프로축구 심판 A(39)와 B(36)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2명의 심판은 안종복(59) 전 경남FC 사장으로부터 유리한 판정을 내려주는 대가로 2000만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특히 경남이 클래식(1부리그)에서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될 위기에 놓인 2013년과 지난해 21경기에서 고의적인 오심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보고 집중 수사를 진행 중이다. 더불어 경남과 다음 경기를 펼칠 팀에게 불리한 판정을 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들 2명 이외에 심판 3명을 추가 조사했고, 수사 상황에 따라 나머지 심판들의 신병을 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은 20일 “구단으로부터 심판 2명이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것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한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수사 결과, 혐의가 확인되는 해당 심판과 구단에 대해서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상벌위원회를 열고 조치를 취하겠다”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또 “공정성을 훼손하는 모든 사안들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입각해 엄격히 대처하겠다. 판정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다지는 절체절명의 기회로 삼고 모든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축구계는 “이미 늦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을 둘러싼 ‘검은 커넥션’부터 이번의 ‘심판 비리’까지 검찰 수사를 통해 쏟아지는 불편한 소식들은 그간 축구계에서 꾸준히 흘러나오던 이야기다. 그래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감독(코치·스카우트)-에이전트, 구단-에이전트, 감독-심판, 구단-심판 등 불필요한 유착과 관련한 루머들도 아주 많았다. 다만 대부분이 확실한 물증이 없었고, 믿고 싶지 않은 ‘카더라’ 통신인 탓에 조용히 넘어갔을 뿐이다.

결국 모든 비위 행위들이 사실로 밝혀졌다. 심판들의 불법행위 개입이 확인된 만큼 수사는 점차 확대돼 한때 국내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불법스포츠도박과 승부조작 등으로 수사가 번질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3년째 컴퓨터로 심판들을 경기에 배정했다”, “매년 많은 심판들을 교체했다”고 주장하며 ‘공정 판정’과 ‘투명 판정’을 외친 프로연맹은 굉장히 머쓱하게 됐다. 복수의 축구인들은 “용병 비리든, 심판 비리든, 구단 비리든 ‘위기가 기회’라는 말처럼 이참에 불법 행위에 가담한 사람들을 확실히 뿌리 뽑을 필요가 있다”면서 “정직한 땀을 흘리며 노력한 이들로부터 ‘(불법행위를 하지) 못해 불이익을 받았다’는 불만이 나오지 않게끔 철두철미한 수사와 대처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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