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살이-출근충-찰러리맨 “직장인 자조”…회사 7대불가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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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1월 20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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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와 관계없는 자료사진. 동아일보 DB
해당 기사와 관계없는 자료사진. 동아일보 DB
최근 ‘직장살이’, ‘출근충’, ‘메신저감옥’, ‘찰러리맨’ 등 직장인의 애환을 표현한 신조어가 대거 등장했다. 이는 갈수록 팍팍해지는 직장생활에 대한 자조적인 의미를 담은 것이다.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에세이 ‘사축일기’를 출간한 강백수 작가(강민구·28)는 20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신조어들이 대부분 직장인이 스스로 만들어 낸 말들이더라. 자기 생활에 대해 자조하는 입장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며 “이런 말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는 게 직장인이 현재 자기 생활에 얼마나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직장살이’는 선배들 등쌀에 직장생활이 ‘시집살이’만큼 고달프다는 의미를 표현한 것이다. ‘출근충’은 출근과 ‘벌레 충(蟲)’자를 합쳐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적은 돈을 받고 일만 하면서 여가를 즐기지 못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자조하는 신조어. 또 ‘메신저감옥’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사무실을 벗어나도 24시간 회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빗댄 것.

‘찰러리맨’은 차일드와 샐러리맨의 합성어로 직장을 다니지만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지하는 직장인을 의미한다. 강 작가는 “찰러리맨 같은 경우에는 그만큼 일하고 있는 양에 비해 봉급이 적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에세이 ‘사축일기’에서 녹록지 않은 직장생활을 풍자한 ‘회사의 7대 불가사의’도 같은 맥락으로 정리한 것이다. 그것은 ‘△월급이 적을수록 업무량이 많다 △일을 빨리하면 퇴근이 늦어진다 △일을 못하면 회사 생활이 편하다 △일을 너무 잘하면 욕을 먹는다 △그 높은 경쟁률을 뚫고 쟤가 입사를 했다 △저 인간이 팀장이다 △저 인간이 부장이다’라는 내용이다.

직장인의 자조적인 신조어나 직장생활에 대한 풍자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조직문화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강 작가는 “회사 생활이 아무리 힘들어도 거기에 저항하거나 불만을 표출할 수 없는 것이, 자기들이 취업할 때도 그 취업 관문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차마 포기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또 야근이나 주말 출근이 너무 당연시되고 있는 문화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세 명이 매달려서 업무 시간 내에 끝낼 수 없는 일은 추가근무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인원충원으로 해결할 일이다. 계속 직장인들 개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풍조가 있다 보니까, 이는 기업이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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