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비즈니스포럼 2015]“샤오미처럼 ‘대화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만드는 기업이 돼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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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마케팅 ‘구루’ 세스 고딘이 말하는 ‘미래의 마케팅 전략’

“과거의 마케팅에서는 해당 제품에 별로 관심도 없는 소비자들에게 광고를 보여 주며 제품 구매를 강요하곤 했다. 미래의 마케팅은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 팬을 확보하고 이들이 형성하는 여론을 통해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12월 2일과 3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서울 광진구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개최하는 ‘동아비즈니스포럼 2015’에 참석할 예정인 세스 고딘은 본보와의 사전 e메일 인터뷰에서 마케팅의 미래를 이같이 내다봤다. 고딘은 세계적인 마케팅 구루(전문가) 중 한 명이자 ‘보랏빛 소가 온다’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다. 또 온라인 마케팅 기법을 활용해 기업들의 자문에 응하는 스퀴두닷컴(Squidoo.com)을 창업했다. 고딘은 행사 둘째 날인 3일 오전 마케팅의 미래에 대해 한국의 비즈니스 리더들과 심층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고딘은 e메일 인터뷰에서 “매스미디어를 활용해 일방적인 메시지를 제공하는 ‘매스 마케팅’으로는 더이상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100년 동안 마케팅 활동을 열심히 한다는 것은 광고에 돈을 많이 쓰고 있다는 말과 동의어였다”며 “그러나 최근의 소비자들은 더는 광고를 믿지 않고 개인과 개인이 주고받는 정보에 더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마케팅은 다양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고객들 간의 대화와 입소문이 위력을 발휘하는 ‘바이럴(viral) 마케팅’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 속에서 마케팅 담당자들은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고딘은 “대화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만들라”고 답했다. 그는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우버 등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라며 “바이럴 마케팅의 핵심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란 고딘의 전매특허 용어나 다름없는 ‘보랏빛 소’를 의미한다. 누런 소만 가득한 들판에 눈에 확 띄는 보랏빛 소가 등장한다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을 게 분명한 것처럼, 눈에 확 띌 만큼 주목할 만한 상품이어야만 대화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고딘은 대화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만드는 대표적 기업으로 샤오미를 들었다. 샤오미의 기업 슬로건은 ‘오직 팬들을 위하여(Only for fans)’다. 프로 스포츠 팀에나 어울릴 법 하지만 샤오미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 샤오미의 팬들 수십만 명은 열정적으로 개발 과정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신제품을 출시하면 몇 분 만에 수백만 명이 접속해 수억 건의 구매가 이뤄진다. 제품을 판매한 뒤에는 수천만 명이 입소문을 전파하고 매주 업데이트에 참여한다. 고딘은 이런 팬들의 집합을 ‘부족(tribe)’이라고 불렀다.

그는 “이제 마케팅의 목적은 특정한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모인 ‘부족’ 집단의 대표로 우뚝 서는 것”이라며 “제품이 만들어지기도 전부터 어떤 ‘부족’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제품을 개발할 것인지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고딘은 “기업 조직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며 “마케팅을 제품 개발 이후의 과정이라고 인식하는 편협한 사고방식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R&D), 생산, 유통 등 제품 개발과 관련된 모든 단계의 최종 의사 결정을 마케팅 전문가들이 수행하는 ‘마케팅 우선 조직’으로 기업 구조가 재편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고딘은 ‘동아비즈니스포럼 2015’에서 ‘자기 계발’과 ‘도전 정신’에 대한 토론도 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발매한 ‘이카루스 이야기’에서 적은 것에 만족하고 겸손한 태도로 사는 사람이 ‘안전하다’는 착각에 빠져 현실에 안주하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린 바 있다.


▼세계적인 마케팅 구루 세스 고딘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마케팅 구루이자 베스트셀러 저자.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고, 1998년 다이렉트 마케팅의 선두 주자 요요다인을 설립해 여러 대기업에 온라인 프로모션 기법을 전파했다. 요요다인이 야후에 합병된 후에는 야후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으로 활동했다. 2006년에는 스퀴두닷컴(Squidoo.com)을 설립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보랏빛 소가 온다’ ‘린치핀’ ‘세스 고딘의 시작하는 습관’ 등이 있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세스고딘#샤오미#구루#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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