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콥스키의 서정성과 낭만성 최대한 살릴 것” 피아니스트 김혜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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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내한공연

21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협연 무대를 갖는 피아니스트 김혜진. 특유의 낭만성이 담긴 러시아 음악을 좋아한다고 했다. 김혜진 제공
21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협연 무대를 갖는 피아니스트 김혜진. 특유의 낭만성이 담긴 러시아 음악을 좋아한다고 했다. 김혜진 제공
남미 출신 지휘자와 한국 출신 피아니스트의 연주 궁합은 어떨까.

콜롬비아 출신의 지휘자 안드레스 오로스코에스트라다(38)가 이끄는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독일 유학파 피아니스트 김혜진(27)이 2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

2010년과 2012년에 이은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의 세 번째 내한 무대지만, 오로스코에스트라다가 취임한 후 국내 관객과 첫 만남이다.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김혜진도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는 첫 협연으로 내한에 앞서 6일 프랑크푸르트 공연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다. 협연 곡은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김혜진은 “프랑크푸르트 공연에 앞서 오로스코에스트라다에게 곡 해석과 관련한 제안을 했는데 흔쾌히 받아줬다”며 “오로스코에스트라다가 공연 도중 협연자와 눈 맞춤을 자주 하며 배려해 주는 스타일이어서 연주할 때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차이콥스키 곡은 유명한 서주 때문에 웅장하고 화려한 작품으로만 인식돼 있지만 1악장 2주제나 2악장에서 보듯 서정적인 대목이 적지 않다”며 “러시아 특유의 낭만성이 잘 살아나도록 세심하게 연주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연 곡을 완벽하게 연주하기 위해 그는 도움이 될 만한 곡으로 스크랴빈의 소나타 판타지와 엔리케 그라나도스의 피아노 모음곡 고예스카스 중 ‘사랑과 죽음’을 택해 함께 연습했다. 옥타브를 넘나드는 스크랴빈 곡에선 손의 움직임을 참고했고, 그라나도스 곡에선 비장하고 극적인 느낌을 받아들였다고.

김혜진은 17세 때인 2005년 이탈리아 부소니 콩쿠르에서 당시 최연소 입상(3위)을 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올해 문지영(20)이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한 그 콩쿠르다.

“연습 삼아 처음 참가한 콩쿠르에서 큰 상을 탔어요. 이후 10년간 독일 유학을 했는데 슬럼프를 겪기도 했죠. 한땐 가녀리고 작은 손이 피아니스트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콤플렉스에 시달리기도 했어요. ‘손이 아니라 마음이 문제’라는 깨달음을 얻은 뒤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그는 독일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은사를 따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콜번 스쿨에서 담금질을 하고 있다. 최근 개별 오디션을 통해 사라 장, 예브게니 키신 등 연주자 500여 명이 소속된 세계적 클래식 매니지먼트 회사 IMG의 소속 연주자가 됐다.

그는 “꾸준히 노력하면서 나만의 길을 가고 싶다”며 “인간적 느낌이 나는 연주를 들려주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은 엘리아후 인발, 드미트리 키타옌코, 파보 예르비 등 유명 지휘자의 뒤를 이어 지난해 젊은 피인 오로스코 에스트라다를 받아들인 뒤 오케스트라다운 탄탄한 기본기에 열정적 색깔을 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혜진과의 협연 외에 말러 교향곡 1번과 글린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도 함께 선보인다. 5만∼23만 원. 02-599-5743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피아니스트#김혜진#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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